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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을 지켜라" VS "이사장 사퇴하라"
경기대 구성원 팽팽한 의견 접전
이창복 이사장 등 임시이사진의 사퇴 여부를 둘러싸고 경기대가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다.

직원 노동조합과 일부 교수들은 임시이사진의 불법차입 및 교비전용 사실을 공개, 이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반면 총학생회와 일부 교수들은 “임시이사들의 개혁에 노조 등 반개혁세력이 반기를 들었다”고 비난하며 ‘이사진 수호’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임시이사진의 대학 운영과 거취문제를 두고 구성원들의 입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경기대는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쟁점 = 불법차입과 교비전용

경기대 노동조합은 “법인은 지난 1월 대학직원 김모씨를 사무국장으로 파견 발령한 뒤 교비에서 급여 명목으로 4천5백여만원을 부당지급했고, 올해 초 교육부 승인없이 은행으로부터 2억원을 대출받아 직원급료와 차량보조수당 등으로 9천9백여만원을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단은 “법인 구성원이 바뀌는 바람에 업무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일어난 행정상의 실수”라며 “차입금은 조기에 상환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2억원 대출 미승인은 임시이사진의 행정착오였고, 파견직원 급여를 교비에서 준 것은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대출금 미승인에 대해 임시이사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밟을 것을 요구하고 구두경고했다.

◆ 임시이사진 퇴진 관련 논란

노조는 이와 관련 “민주화와 개혁을 빌미로 또 다른 불법행위를 일삼고 구 재단의 부정행위를 되풀이하는 법인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며, 불법 차입금과 관련해서는 법적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임시이사진은 파견 이후 벌어진 인사파행, 권력남용, 각종 불법행위 등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권봉상 교수협의회 회장 역시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교육적 경험과 덕망이 있는 분으로 새 이사진을 구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총학생회와 또 다른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은 노조 등에 대해 “과거사진상조사 등 임시이사진의 개혁움직임에 반기를 든 것”이라는 입장. 최충옥 교수협의회장은 “현 사태는 개혁세력과 반개혁세력의 대립”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제시한 불법차입, 교비전용 등 의혹에 대해서도 이현녕 총학생회 학원자주화추진위원장은 “이 정도로 이사진들이 나가야 한다면 대한민국 대학 법인이사들은 모두 다 나가야 한다”며 “우리는 개혁적인 임시이사회를 찬성하고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 구성원별로 상황진단, 해법 제각각

“총장이 비리노조와 손잡고 민주적 개혁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비리 이사회 퇴진을 요구하며 매일 교육부 앞에서 시위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제는 임시이사진 퇴진을 막는 시위를 하고 있다.” (이광호 부총학생회장)

“노조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이사장의 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을 거는 것이었다면 ‘반개혁’에 대한 책임을 져야겠지만 이런 상태에서 진실을 공개한다는 이유만으로 반개혁 세력으로 매도당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신동민 노조 사무국장)

손 전 총장 퇴진 이후 1년이 넘게 경기대는 홍역을 겪고 있다. 경기대 현 상황에 대한 진단도, 해법도 각각 다르다.

과거사에 대한 책임 논란도 대립하는 부분이다. 학생 등은 노조 등에 비리 연루자에 대한 징계가 미흡했다며, 최소한의 책임은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는 “교육부 감사 결과에 따라 12명이 해임됐고 ‘경고’조치 받은 사람들도 3월 인사에 승진 누락됐다”며 “징계가 미흡하다고 생각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상화에 대한 해법도 전혀 다르다. 노조는 총장 중심으로 대학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학생회 등은 이태일 총장 역시 개혁의 의지가 없는 인물이라며 퇴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대성 대학원장(경영)도 “진상조사와 환수를 통한 과거청산은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경기대학교의 역사적 사명”이라며 “이사장의 개혁의지에 따르지 않는다면 외부에서 총장을 모실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 경기대, 어디로 가나

지난 8월 중순경 차입금 등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창복 이사장을 포함한 임시이사진 일부가 교육부에 사퇴서를 제출한 상태다. 교육부는 이번 주 안에 이를 매듭짓겠다는 입장. 그러나 이창복 이사장 등 임시이사진이 남든, 떠나든 경기대 구성원들의 갈등은 쉽사리 봉합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사진이 잔류할 경우에는 노조를 중심으로 한 ‘퇴진’ 움직임이, 사퇴할 경우에는 학생회 등의 ‘이사진 수호’ 움직임이 각각 격화돼 최악의 경우 구성원들의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오랜 세월 손 전 총장 체제에서 분규를 겪어온 경기대가 앞으로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대학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은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5-09-10 오전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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