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은 죽음으로 돌아가고 사물은 한낱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젊었을 때는 남의 말처럼 들렸을 이 말은 검버섯이 하나 둘 생겨나는
나이가 되면 파도처럼 가슴에 와 닿는다. 세월을 겪으며 인생의 쓴맛,
단맛, 신맛을 고루 알고 무미(無味)가 맛 중의 가장 으뜸이라는 것을
깨달아갈 무렵에 생겨나는 검버섯은 그래서 노년의 상징으로 꼽힌다.
50세 이후의 중·노년층에서 많이 생겨 ‘노인성 흑자’라고도 불리며
의학적 용어는 지루 각화증이다. 지루라고 이름붙여진 이유는 피지선이
많은 얼굴 부위에 주로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일종의 양성종양에 속하며
이마, 얼굴, 목, 가슴을 비롯하여 팔, 다리에도 생길 수 있다.
한때 모 그룹 재벌 총수가 시술 받고 깨끗해졌다 해서 주목받았으며, 그
모양이 지름 3cm 안팎의 약간 튀어나온 원형으로 연한 갈색이나 검은색을
띤다. 정상피부와 뚜렷한 경계를 이루기 때문에 보기 흉할뿐더러 주름진
얼굴에 나타나 누추해 보이기까지 한다. 가끔 검은 색깔 때문에 악성
흑색종으로 오인되기도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검버섯이 생기는 원인은 모낭 표피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아직 연구 중이며 일종의 노인성 변화라고 추측된다. 즉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부위에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자외선에 의한 피부 노화
과정이라고 본다. 물론 유전적인 소인도 있다. 검버섯은 우성 유전을 보여
부모 중 어느 한쪽에 검버섯이 있으면 대개는 자녀에게도 나타난다.
예전엔 검버섯이 생기면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체념하고 살았지만,
젊은 이미지를 선호하는 요즘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검버섯은 탈피술이나 레이저 요법을 이용하면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탈피술은 검버섯이 있는 부위에 인체에 무해한 화학약품을
얇게 발라 피부를 한 꺼풀 벗겨 내는 것이다. 새살이 나오면 병변 부위는
떨려 나가고 맑은 피부를 되찾을 수 있다.
레이저 요법은 색소 세포에 주효한 큐 스위치 방식의 레이저로
치료하거나, 병변이 융기된 경우에는 탄산가스 레이저나 어븀 야그레이저
등으로 치료를 하면 정상 피부의 손상 없이 병변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뿌리가 깊은 경우는 서너 번 반복해서 치료하면 말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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