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토론회에는 정성희 동아일보 교육생활부장, 이하경 중앙일보 정책사회부장, 김이택 한겨레 편집국 부국장, 김형민 SBS논설위원이 참석해 대학 자율화 등 최근 교육계의 이슈를 집중 질문했다.
다음은 김 부총리의 관훈토론 문답 내용.
- 김 부총리는 서울대 입시안에 대해 처음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다가 노 대통령의 ‘나쁜 뉴스’ 발언이후 입장을 바꿔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서울대 입시안에 대한 김 부총리의 소신은 뭔가. (이하경 중앙일보 정책사회부장)
"2008 서울대 입시안은 5월에 일부 발표됐고, 6월에 대교협에 제출하면서 또 공개됐다. 지역할당을 비율을 높이고, 수시 비중을 확대, 정시모집 규모를 전체 입학정원의 3분의 1로 줄이겠다는 등의 장점은 5월에 먼저 발표됐던 상태에서 6월에 모든 언론이 '정시모집에 논술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논술로 뽑는 인원(정시모집 인원)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에 따른 여론악화가 당정협의과정에 영향을 미쳤다.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당정에서 본고사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 서울대 2008학년도 입시안의 전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 통합교과형 논술은 창의성, 다양성 제고를 위해 필요하다는 평가다. 반면 본고사로 변질될 우려도 함께 받고 있다. 과연 논술과 본고사 차이점이 뭔가, 구분이 가능하다고 보나. (정성희 동아일보 교육생활부장)
"대학 입학 관계자들은 대학 논술채점의 어려움으로 고민하고 있다. 다양한 주장을 제3의 채점자가 어떻게 공정하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그러나 채점을 객관화하다보니 단순형, 본고사형으로 가게된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본고사로 변질될 우려가 있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는 것.‘논술심의위’가 구성되면 서울대가 10월에 제시할 문제 평가할 수 있고 예시문제를 방송으로 내보낼 수 있다."
- 세계 어느 곳에도 대학의 입시문제를 심의하는 데는 없다. 다른 나라에서는 해외토픽감 아닌가? 과연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 대책인가. (정 동아일보 교육생활부장)
"우리는 다른 나라와 여건이 다르다. 이런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논술 비중을 높이면 오히려 각 대학들이 소송으로 견디지 못할 것이다. 세계 주요대학 어느 곳에서도 논술을 결정적 자료로 쓰는 나라는 없다. 보충자료로 쓰고 있을 뿐. 논술의 실질적 반영비율을 줄이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 '대학들이 소송에 휘말릴 것'이라고 하셨다. 대학 자율을 강조하던 부총리다. 그 책임지 대학에 맡길 생각은 없나. (이 중앙일보 정책사회부장)
"몇몇 선도대학의 입시영향력이 큰 가운데 입시제도가 변화하면서 사교육 시장이 너무 과열돼있다. 전체 공교육에 엄청난 부작용을 미치는 현실이다. 이를 감안해 선도대학에 사회적 책무성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몇 년간 대학입시에서 논술이 불과 몇% 수준이었음에도 ‘논술이냐 본고사냐’ 논란이 거듭됐다. 논술 반영비율이 50%씩 높아지면 논란은 더 할 것이다. 논술 가이드라인 제시는 대교협과 논의해 추진하겠다."
|
- 정운찬 서울대 총장의 ‘고교평준화 폐지’ 발언이 화두로 던져졌다. 영재교육이 국가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 일본도 반세기 평준화에서 유턴해 경쟁논리 도입하고 있다. 과연 교육부는 인적자원 육성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나. (김형민 SBS논설위원 겸 앵커)
"30여년간 시행되면서 평준화에 대한 국민적 합의 기반이 마련됐다. 현 시점에서 어느 정권도, 정책당국자도 평준화 해체 정책을 선택하기는 불가능할 뿐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 다만 학교선택권 제한, 수월성 문제 등은 꾸준히 개선하겠다. 2007년까지 모든 학교에서 고교 수준별 이동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서울대 등에서 도입하는 대학과목 선이수제(AP)제도 등을 활용한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학에서 보다 강하고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다. 선도대학들은 수십년간 우수인력을 뽑아 가르쳐 왔지만 결국 우리 대학들은 세계 100위에도 못든다는 평가도 있다. 학생들이 고교시절 입시에 소진하고 오히려 대학에서는 못하는 것이다."
- 교육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3불 법제화 의지도 왔다갔다 한다.(김이택 한겨레 편집국 부국장)
"3불 법제화는 필요치 않다. 현행제도로만도 충분하다. 기여입학·고교등급제는 현 시점, 우리 입시문화에서는 각 대학이 현실적으로 실행 불가능하다. 본고사는 대통령령에서 본고사 금지 내용이 있다. 본고사 실시하는 경우 시정요구하고, 행재정조치를 의무화하면 된다. 취임 초부터 언제나 이 생각은 같다.
기여입학의 경우, 대학에서 입학자율권, 사정권을 발동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치열한 입시제도에서는 안된다고 본다. 헌법 평등권에 위배되지 않나. 그래서 대학들이 기여입학 허용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인데, 그건 안된다."
- 본고사 사후심의, 얼마나 기여하겠나. 지난해 모 대학 논술문제가 거의 본고사라는 논란이 있었고, 교육부는 이를 대교협에 의뢰했다. 반년이 지났지만 아무 소식이 없지 않나. 본고사 사후심의를 대교협에 맡겼을 때 얼마나 믿을 수 있나?(김 한겨레 편집국 부국장)
"그래서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거다. 지금가지는 가이드라인이 없어 판단하기 힘들었을 것. 실효있게 하기 위해 사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 이에 맞는 방송도 보내고, 문제 심의하면서 실효성 만들어 갈 수 있다. 논술 비중이 너무 커지면 관리하기 어려워진다. 되도록이면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어보자."
- 미국의 유수 대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부호들이 기부, 이게 자연스럽게 자녀들이 그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로 주어졌다. 그 재정으로 오늘날 미국대학을 만들었다. 총장들이 ‘제한적 기여입학’을 건의했다. 재정 확보할 수 있는 기여입학을 왜 닫고 있나?(김 SBS 논설위원)
"말했는데 이해가 잘 안되셨나보다. 기여입학을 법제도로 도입, 시행하는 나라는 없다. 대학에서 선발자율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입학생이 성적 및 다른 평가조건이 모두 같은 경우 우선적으로 기여자 자녀를 선발한다는 의미일 뿐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기여입학 도입 반대가 90%다. 대학이 입학사정관 도입 건의하지만 이것도 못하고 있다. 워낙 입시경쟁이 가열되있기 때문에 대학의 재량권 갖기가 힘든 것이다. 총장들의 건의는 기여입학 도입을 위한 법, 제도를 만들어달라는 요구다. 헌법에 위배된다. 점차적으로 우수한 대학이 많이 나와서 경쟁이 완화되고 대학이 실질적인 입학 재량권을 갖게 돼야 한다."
- 교육계에 교육 자율성 요구하는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교육주체들과 교육부가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부총리는 분권과 자율성을 중시하지만 각론에서는 입장이 달라진다. 차제에 교육부 권한을 축소하거나 폐지를 건의할 생각은 없나?(이 중앙일보 정책사회부장)
"대학의 학문·학사운영 자율권은 최대한 보장한다. 그러나 비정상적으로 확대된 사교육시장을 감안해 입시제도만은 그냥 둘 수 없다는 거다. 교육의 중심인 공교육으로 돌아가려는 2008학년도 입시의 의도를 훼손, 다시 사교육으로 가면 안된다는 취지다.
또 정부의 재정지원이 가면 간섭도 가게 된다는 차원에서 국립대특별회계제도를 도입하고자 한다. 국립대를 특수법인화해 완전한 자율권을 행사하라는 의미다. 몇몇 대학은 심각히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국교련은 특수법인화를 반대하고 있다. 대학 자율성의 본질이 뭔가? 외국의 경우 대학들이 중앙정부와 연계되기보다 지방정부와 연계하고 있잖나."
- 일본도 우리못지 않게 입시경쟁 치열하다. 그럼에도 평준화를 폐지하고 있다. 한명의 인재가 50만, 1백만명을 먹여살리는 시대다. (이 중앙일보 정책사회부장)
" 일본의 교육정책을 성공사례로 벤치마킹할 사례는 아니다. 일본의 입시지옥이 그들을 멍들게 한다는 평가도 있다. 원칙에 충실하게 가야 한다. 정부의 2008학년도 입시방안은 학생부 신뢰도를 높여 대학이 다양한 기준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선도대학들은 수십만 수험생 중 몇백명의 우수자를 뽑아갔다. 그러나 과연 대학교육이 성공적이었는가? 반성과 함께 미국의 주요 사립대들이 지역·소득계층간 다양성 현실화하는 것을 주요한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 평준화 30년 전후를 비교해보자. 공교육은 실종되고 대학생 수학능력이 떨어진다. 과연 뭐가 나아졌나.(김 SBS 논설위원)
"평준화 공과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관심의 대상이다. 그러나 평준화 이후 학력저하는 근거 없다. 우리 학생들의 전체 수준은 핀란드에 이어 세계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최상, 최하위의 격차가 가장 작은 나라다. 반면 미국은 격차가 커 고민이고.
물론 평준화 문제도 있다. 고교생들이 자기주도적 학습, 자발적 참여도가 매우 낮다. 대학생 질 저하 문제도 같은 맥락. 고교생의 평균학력은 낮은편이 아니다., 서울대 등 많은 대학들이 뽑아서 가르쳐야 할 것.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수준별 이동수업 등 고려 중이다."
- 대통령이 ‘대학평준화’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김 SBS 논설위원)
"대통령과 주위에 누구도 대학평준화 의지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학이야 말로 어떻게 평준화할 수 있겠나? 어떻게 하면 특성화된 대학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 정 총장과는 어떤 사이인가? 어떻게 보나.
"만나기도, 통화도 자주하면서 의견을 나누는 사이다. 정 총장은 서울대 발전을 위해 상당한 기여를 했다. 지역선발 시도 획기적인 조치. 입학정원도 종래 5천명에서 3천여명으로 줄여줬다. 서울대가 선도적으로 줄였기 때문에 주요 사립대가 모두 정원을 줄이는 구조개혁안을 내놓을 수 있었다."
- 내년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어서 교육정책을 힘있게 추진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던데. (김이택 한겨레 편집국 부국장)
"지금으로서는 워낙 힘들고 어려운 과제가 많아 주위를 돌아볼 여력이 없다. 언론에 이런 보도가 나와도 애써 보지 않으려고 한다."
- 지난 19일에는 사설학원관계자들을 만나 학원 논술강의를 자제하도록 부탁했다. 학원에서 논술강좌 성행은 학교에서 논술준비를 못하기 때문 아닌가? 자발적 독서교육, 공교육에서 어떻게 제공할 건가. (정 동아일보 교육생활부장)
"어제 만남은 학원관계자들이 ‘언론보도처럼 그렇게 폭발적으로 논술 수강생이 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성사됐다. 그리고 논술강의 자제를 부탁한 것이 아니고 “학원 광고 전단에 ‘본고사로 간다’고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이었다.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학교교육에서 논술교육은 중요한 과정이다. 이를 위해 교사연수를 강화해 논술지도 역량을 강화하고, 논술을 정식 교과과정에 포함시키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방과후, 자율학습을 활용하면 된다고 본다. 이밖에 교육방송 통해 노하우·경험을 가진 강사진을 배출하겠다. 올해 교육방송은 논술강의 1천여편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