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건설, 건축’의 개념을 넘어 ‘공부하는 대학 만들기’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각 대학의 캠퍼스 재정비 사업. 본지는 최근 캠퍼스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숭실대와 함께 ‘대변신’ 중인 대학의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5회에 걸쳐 집중 점검한다. - 편집자
고려대(중앙광장 및 1백주년 기념관), 국민대(차 없는 캠퍼스 만들기,녹색 캠퍼스 운동), 중앙대(담장 허물기) 등에서 시작된 대학 캠퍼스 새 단장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숭실대, 서강대 등 공간부족에 시달려왔던 도심형 캠퍼스들이 타 지역으로 진출하거나 지하공간을 개발하는 등 방법으로 숨통을 틔우겠다는 계획을 속속 실천 중이다.
이화여대도 캠퍼스 지하를 개발해 교육·연구·문화시설을 확충한다는 이화·삼성캠퍼스센터(ESCC)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07년 말 완공 예정으로 지금은 토지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대도 지난 2003년 10월 개교기념식에서 정운찬 총장이 “환경 친화적 에코캠퍼스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캠퍼스 환경 정비가 한창이다. 본부 보직 및 관련 학과 교수들로 ‘에코캠퍼스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서울대 관악캠퍼스의 환경을 진단,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보고서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일환으로 최근에는 경영대에서 중앙도서관까지 모두 2Km 가량의 통행로의 조경을 정리하는 ‘걷고싶은 거리 조성’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왔다. 이밖에도 서울대는 캠퍼스 내 버들골 습지를 보존하는 친환경적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대구대, 조선대 등 비교적 공간의 여유가 있는 지역 소재 대학에서는 ‘친지역,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캠퍼스 개발이 한창이다. 캠퍼스를 공원화 해 ‘녹색’에 대한 구성원들과 지역주민들의 갈증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이처럼 캠퍼스 개발 형태는 대학마다 다양하게 구현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뒷받침한다는 것. 본지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국제현상공모로 해외 유명 건축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화제가 됐고, 지난 5월 기공식 이후 대규모 공사를 진행 중인 이화여대의 ESCC프로젝트를 통해 최근 대학의 캠퍼스 개발 경향의 실제를 살폈다.
“도심에 위치한 대학으로 느끼는 공간 부족 문제와 녹지보존 필요성은 기본이고,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한 우리 대학으로서는 각종 대형 연구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시설물을 갖춰야 하는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자연스럽게 시설을 확충하지 않으면 안됐다. 또 학생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기존 시설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는 등 캠퍼스 환경 개선의 요구가 높아졌다.”(송승영 이화여대 재무처 시설담당 부처장)
ESCC는 구 이화광장부터 대학 본관 앞까지에 이르는 지하공간에 강의실, 세미나실 등 교육시설과 각종 복지시설이 들어서는 지하 캠퍼스를 조성한다는 것이 골자. 지하 캠퍼스 한가운데에는 계곡 형태의 통로(‘밸리 스트리트’)를 만들어 포인트를 줬다.
지하캠퍼스의 규모는 6개 층 연면적 2만여평. 이중 2개 층은 주차장으로, 나머지 4개 층은 교육·복지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학습지원시설로는 24시간 열람실, 컴퓨터·미디어 열람실, 강의실, 세미나실이, 교육·연구시설로는 연구실과 각종 사무실, 학생자치활동 지원시설로는 학생회실, 샤워실, 학생극장 등, 문화복지시설로는 영화관, 휘트니스센터, 갤러리 등이 들어선다.
이밖에도 ESCC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친환경성. 캠퍼스가 지하로 내려가는 대신 지하캠퍼스의 지붕, 다시 말해 지면에는 대단위 녹지를 조성한다는 것. 지상으로 노출되는 지하건물의 벽면도 녹화 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ESCC는 지하수를 활용, 냉·난방에 활용해 에너지 절약 및 친환경성을 높이는 설비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이를 위해 쿨링 래디에이션(Cooling Radiation : 냉수를 파이프에 통과시켜 복사냉방 및 응축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콘크리트 코어 액티베이션(Concrete core activation : 건축 구조물의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파이프를 삽입, 냉·온수를 흘려넣어 건물 자체를 데우고 식힘으로써 에너지 절약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등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설비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이화여대는 일본, 독일, 프랑스 등을 직접 방문해 선례를 벤치마킹했다.
한편 최근 대학의 환경 개발이 너무 물리적인 면에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대 박수진 교수(지리)는 “캠퍼스 환경이라면서 조경, 나무 등에 매몰돼 있는데 대학의 캠퍼스 환경은 보다 포괄적이어야 한다”며 “대학의 공간이 가지는 기능, 에너지, 폐기물 사용문제에 대한 연구, 지역과의 상호교류 등이 각각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