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진통 끝에 금기송 전 위원장은 6기 위원장으로 연임됐고, 금 위원장과 다른 그림을 그렸던 민원국 부위원장, 류성영 사무처장도 6기 대학노조 지도부로 한배를 탔다.
이들은 선거 과정에서 일었던 불협화음에 대한 조합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당선 직후 지역을 순회하면서 조직 정비를 위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당분간 인터뷰도 어렵다던 대학노조 새 임원진들을 어렵게 한자리에서 만났다.
인터뷰에서 금 위원장은 “대학 구조조정, 국립대 재정운영특별법, 국립대 법인화 등 대학이 개혁의 대상으로 몰리는 현실 속에서 이제는 대학 노동자들이 떨쳐 일어설 때”라며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중앙으로 결집해 새로운 산별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대학노조는 위기라는 지적이 있는데.
“대학도, 대학노조도 위기다. 넓게는 노동운동 전체가 위기다. 현장과 중앙에서 느끼는 차이 때문일까? 원활한 대화가 부족했던 것 같다.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할 것인가가 문제다. ‘위기’라는 말에는 ‘위험’과 ‘기회’가 함께 있다. 대학노조 현장과 중앙의 이견을 줄여나가면 위기는 극복되리라고 본다.”(금기송 위원장)
“대학노조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방식도 변화할 것으로 본다. 이번에 우리 중앙 임원진 외에도 대학노조 지역본부장이 전원 교체되는데, 대학노조가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같은 변화의 움직임을 고려한다면 결코 대학노조를 위기로 볼 수 없다.”(민원국 수석부위원장)
- 극적으로 후보단일화를 통해 당선됐다. 후보 단일화 이후 잘 임원들이 서로 잘 화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장의 우려도 있던데.
"단일화를 결정할 때 당초 가졌던 목적의식을 되돌아보게 됐다. 선거를 준비하면서 우리 캠프에서 준비했던 내용들은 ‘위원장’이라는 타이틀에 집착했던 게 아니고 대학노조의 변화에 대한 요구였다. 주체적으로 정책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실제 진행 과정에서 위원장 등과 적절히 역할분담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변화의 주체는 ‘중앙’이 아니라 ‘조합원’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활발해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중앙에서 취합하고, 이를 다시 중앙의 정책 생산과 결합하는 과정. 앞으로는 그런 장치들이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한다.”(수석부위원장)“
- 임기 중에 중점을 둘 사업은.
“현장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겠다. 지방을 순회하면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듣다보니 임원진을 만나 이야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불만이었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시스템을 정착시켜 ‘피부에 와 닿는 정책개발’에 힘쓰겠다.
아까 ‘대학노조의 위기’를 지적했는데, 우리 뿐 아니라 전반적인 노동의 위기다. 자본의 물결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스며들어 간부와 조합원이 모두 위기를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간부·조합원 교육을 강화하겠다.
산별교섭을 관철시키겠다. 금속, 보건의료노조 등은 산별교섭의 첫발을 내딛었다. 우리도 ‘산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논의하겠다. 이밖에도 대학노조 내에서 다소 미진한 비정규직, 조교문제와 남녀차별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대학 통폐합 등 구조조정, 국립대 법인화, 사립학교법 개정 관련 투쟁도 이달 중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며, 민주적 총장선출 문제도 주요 쟁점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노사관계 로드맵을 저지하는 것이다. 노조 전임자의 임금 문제, 복수노조 허용 등 심각한 조항이 많다. 조합원들과 함께 내용을 공유하며 방향을 모색하겠다.”(류성영 사무처장)
- 대학 직원의 업무 현장에서는 ‘행정 전문화’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기능의 전문화 뿐 아니라 경영참여, 의사결정권을 갖는 방향으로 행정전문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기능적 전문화’와 관련 기능만을 강조해 특정 직군 전체를 용역화한다든가 고용형태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저지하겠다.
‘행정 집행력을 갖고 있는 주체로서 대학 노동자들이 정책 결정단계까지 참여하는’ 차원의 전문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대학의 의사결정권은 교수들에게만 집중돼 있다. 앞으로는 대학을 운영하는 총·처장에 이르기까지 일정 기간의 사업 결과를 평가받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수석부위원장)“
“‘전문화’에 따른 위험성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전문화를 위해서는 직원간 경쟁이 심화되고 조직개편과 평가 등의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직원의 전문화 노력에 앞서 먼저 시행돼야 할 것은 총장의 독선적인 대학 운영을 막고 재단의 간섭을 저지하는 것. 구성원의 의견을 대학운영에 반영하는 의결기구가 시스템화된 다음에야 전문화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다. 기반을 먼저 다져야 한다.”(사무처장)
- 2학기 개강에 즈음해 파업 지부가 늘고 있는 것 같다.
“경인·강원지역에 비교적 많은 편이다. 아주대, 서울신학대, 협성대, 한중대(전 동해대) 등과 벌써 파업 1백50일을 넘긴 안성공과대학 등이다. 이들 대학의 파업 원인은 공통적으로 대학 당국이 의사결정시 구성원들의 참여를 배제했다는 것이다. 의사결정 구조가 투명하지 않았던 데 있다고 본다. 비민주적 운영에 따른 분규인 만큼 경영 등 의사결정 과정에 구성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위원장)
- 앞으로의 포부를 밝힌다면.
“현장의 강화된 역량을 어떻게 중앙의 동력으로 끌어올릴 것이냐가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사립학교법, 국립대 법인화 등 이슈는 이제 더 이상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다. 이를 계기로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위원장)
“키워드는 ‘참여적 리더십’이다. 위원장 말씀대로 현장과 중앙의 괴리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중앙 임원진, 사무처, 본부장, 지부장, 지부별 간부 등 단위 교육을 반복적으로 적시에 실시하겠다. 단위노조의 투쟁사항도 중요도에 따라 중앙 차원으로 접근하겠다.”(수석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