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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ㆍ처장들 누리사업 문제제기 '봇물'
총장, 기획처장협의회 누리사업 관련 '말.말.말'
이상천 총장 "누리사업 배정 예산 대폭 확대해야"
기획처장들, 선정과정 의혹제기...평가과정,결과 공개 요구도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기 때문일까? 누리사업에 대한 충격이 가시기 전, 최근 제주에서 잇따라 열린 총장 및 기획처장들의 모임에서는 이 사업에 대한 문제점과 보완책 등이 제기됐다.

총·처장들은 사업단 선정 과정에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불만을 쏟아내는가 하면 향후 보완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총장 하계세미나에서 ‘누리사업 성공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이상천 영남대 총장은 “누리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지원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올해 누리사업 지원금액으로 책정된 2천2백억원은 지난해 지방대학에 지원된 1천5백50억원에서 불과 6백여억원 늘어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1백95개 지방대학의 연간예산을 5백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지방대학 연간 예산 총액의 2%에 불과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이밖에도 △교육부, 과기부, 산자부 등 각 부처 지방대 재정지원사업의 통합 △연차평가 심사단에 중암심사위원 비율 줄이고 지역사정에 밝은 심사위원 활용 △평가위원의 전문성 검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업-분업 체계 구축 △지자체와 지방대 공동노력 평가항목에 반영 등을 누리사업 성공을 위한 과제로 꼽았다.

이 총장은 또 “기대가 큰 만큼 누리사업이 시작되면서 그에 대한 비판과 제언들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교육부는 이를 겸허히 수용하되 무엇보다 대학의 기를 살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기획실(처)장협의회에서는 세미나에서는 초청강연이나 토론회 등 공식 석상에서 ‘누리사업’을 주제로 할애된 시간은 없었다. 그러나 처장들은 삼삼오오 모인 자리나 지역별 간담회 자리에서 누리사업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일부 대학 처장들은 선정과정에 불거진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문제 제기하고 선정과정 및 평가결과 세부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처장들은 어느 대학은 마감기한에 제출하지 못해 제외되는 경우가 있었던 반면 미비한 보고서를 보완해서 다시 평가하거나 마감 후 제출을 용인하는 등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 대학 기획처장은 “교육부 마감기한을 지키지 못한 대학의 보고서가 도 단위 평가에는 버젓히 들어가 있었다”며 “당시 도에서 교육부에 질의했는데 교육부가 ‘받아주라’고 회신했다더라”고 주장했다.

다른 대학 처장은 “우리 대학은 지역평가에서 1위를 했지만 탈락했다”며 “각본대로 추인한다는 설이 사실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또 한 처장은 “교육부가 선정결과를 발표하기도 전에 결과가 알려졌고, 발표 전날 모 국립대에서 팩스를 통해 나도 입수했다”며 “내통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누리사업을 국립과 사립 등 설립별로 따로 추진 할 것에 대한 주문도 있었다. 모 대학 처장은 “일부 지역 빼 놓고는 국립대가 싹쓸이 했다”며 “원래 국가 지원이 많은 국립대와 사립대를 묶어서 한번에 평가하는 것은 불공정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한 처장은 “이번사업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내년에 추가로 뽑는다는 계획 때문에 말도 못하고 있다”며 “선정과정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결과를 공개하고 탈락사유를 밝히라”고 주장했다.

누리사업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충청지역 한 대학 처장은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첨단분야에서 대형사업이 선정됐지만 막상 지역 업체들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며 “이 분야에 필요한 인력은 아주 고급 인력이거나 생산직 인력인데 지역 대학에서 배출한 인력은 레벨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라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각 대학과 사업단의 속사정은 누리사업에 선정되면 장학금 지급이 가능해 학생 모집이 수월하다는 것 이상은 없다”며 “애초에 지역혁신은 안중에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사업단에 선정돼 수십억원을 지원받게 된 대학들도 사후처리가 버겁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한 처장은 “지원조건에 따라 교수확보율을 올리고 일부는 대학의 대응자금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교수 수가 많다보니 인건비 규모가 엄청나다”며 “실적 쌓다가 골병들겠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처장은 “누리사업 탈락 관련 반성회에서 다시한번 되짚어보니 지원자격 뿐 아니라 사업단이 제시한 목표도 높아서 ‘선정됐더라도 탈락할 수 있겠다’는 자조섞인 의견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수도권지역 대학 기획처장들은 ‘수도권 역차별’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모 대학 기획처장은 “지역육성이라는 기본정신을 이해할 수 있지만 너무 과격하다”며 “일정한 자격과 기준을 가진 대학은 지원해 주는 게 맞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김은영 정성민 기자>

김은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4-07-10 오전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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