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91단독 최재형 부장판사는 지난해 사망한 김운초씨의 유족이 은행을 상대로 낸 예금반환 청구소송에서 “부동산(1백~3백억원 상당)과 현금7억원은 연세대에 기부하고 나머지 현금 1백13억원은 유족이 상속받도록 하라”며 지난달 30일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김씨는 그리스도신학대를 설립하고 ‘운초장학회’를 운영하는 등 사회복지에 힘써오다 지난 97년 3월 “본인 명의의 모든 부동산 및 예금을 연세대에 사회사업 발전기금으로 기부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은행에 보관해 왔다.
그러나 자필 유언장에 날인이 빠진 사실을 알게 된 유족들이 “유언장은 효력이 없고 본인들에게 상속권이 있다”며 소송을 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연세대 역시 뒤늦게 독립당사자로 소송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양측의 합의를 시도, 미화 1백66만 달러(한화 약 17억원)와 현금 1백3억원의 대부분은 유족이 상속받되 서울·부산 등에 흩어져 있는 부동산은 연세대가 갖도록 했다.
법원의 결정에 대해 연세대는 아직 공식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 학내 의견을 수렴해 항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김한중 행정·대외부총장은 “대학은 기부자의 뜻을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번 일을 우리 사회에 건전한 기부문화가 정착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해 법원 결정에 불복, 항소 쪽으로 무게 중심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