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상 최초로 대학 재학생이 아나운서가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고려대 언어학과 3학년생인 윤소영 양. 윤 양은 올해부터 학력 및 나이제한을 철폐한 SBS 신입사원 공채에 합격, 오는 10월 입사를 앞두고 있다. 윤 양은 학업과 회사 생활을 병행할 계획이다.
윤 양이 아나운서를 꿈꾸기 시작한 것은 대학 1학년부터. 서울의 모 여대에 입학해 대학생활을 시작한 윤 양은 너무도 평범한 자신의 모습에 위기감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을 시험하는 첫 관문으로 '편입'을 선택했다는 것. 목적지는 고려대 언어학과였다. 도전 결과는 실패.
하지만 실패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작용했다.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고, 몰두하게됐다. 다음해 윤 양은 고려대 언어학과에 재도전, 합격했다. 이같은 경험으로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게됐다.
지난 1학기초에는 본격적인 언론고시 준비를 위해 휴학을 했다. 대중 앞에서 당당하게 말하기를 훈련하기 위해 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아르바이트를 했고,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런 표정 연출을 위해 웨딩촬영 모델 아르바이트도 했다. 돈도 벌고 아나운서 실기시험 연습도 하고 '일석이조'였던 셈. 실제 평가과정에서도 이같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은 '내년'의 결전을 위해 경험삼아 원서를 냈던 거거든요. 올해는 '카메라 테스트'까지 올라가는 게 목표였죠. 그런데 막상 서류, 필기, 카메라 심사를 통과하고 나니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윤 양은 평가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합숙훈련을 꼽았다. 쟁쟁한 경쟁자이자 동료인 수험생들과의 합숙훈련은 평가의 연장선으로,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어 힘들었지만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과의 뜨거운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등산대회에서는 1위를 거머쥐어 젊은이의 힘을 한껏 뽐낼 수 있었다고.
그러나 '8백대 1의 경쟁을 뚫은 방송사상 최초의 대학 재학생 아나운서' 윤 양은 벌써부터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입사도 하기 전에 각종 매체를 통해 알려져, '최초의 학생 아나운서'라는 기대에서부터 '어린 학생이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느냐'는 식의 비난까지 다양한 반응에 어깨가 무거울 정도. 합격의 기쁨은 잠깐이었다.
"학업과 회사일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도,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도 사실은 좀 부담스러워요. 하지만 중도포기 하거나 대강 해야겠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아요. 바라는 것을 남들보다 조금 빨리 성취했을 뿐, 저도 아직 배우는 입장인 걸요. 열심히 할 겁니다"
윤 양은 앞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의 중심"이 되고싶단다. 아나운서가 되고자 했던 것도 바로 그 때문. 베풀 줄 아는 따뜻함이 묻어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나운서 윤소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신입 아나운서인만큼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한다는 입장이지만, 뉴스나 시사·교양프로그램, 라디오 프로그램에 특히 욕심이 난다고.
"백지연, 황현정, 정은아, 한수진 선배들의 장점을 벤치마킹하고 거기에 저만의 색깔을 덧칠하겠어요. 카리스마가 느껴지면서도 따뜻하고 편안한, 그리고 씩씩한 아나운서가 되고싶어요. 공주병은 사절이구요"
윤 양은 자신에게는 아직 당당함과 씩씩함이 부족한 것 같다고 자평한다. 앞으로는 당당함을 키우면서도, 자신의 강점인 '착함'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