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보호' 문제로부터 촉발된 이 움직임은 지금까지 대학 직원에 비해 모성보호 대상자가 많고 이직률이 높아 비교적 사안에 민감했던 병원 직원들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고용보험법 개정안에 따르면 병원 직원들 뿐 아니라 대학의 전 직원들까지 아우르게 돼 있어 주목된다. 뿐만 아니라 전 직원의 고용보험 가입에 따른 사용자 부담도 만만치 않아 법인측의 반발도 예상된다.
◇ 실태 = 사학연금관리공단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사립대 병원직원은 3만9천여명, 사립대 직원 3만1천여명이다. 7만여 직원들의 고용보험 가입이 추진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사학 직원들은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성보호법 개정에 따른 각종 혜택(출산휴가 90일 확대, 육아휴직급여, 직장보육시설교사 인건비 지원 등) △실업급여, 휴업수당, 근로시간단축 지원, 유급휴가훈련 지원, 재취업 훈련비 지원 등 고용보험에서 주는 각종 급여 혜택에서 제외되고 있다.
게다가 장기 납입자에 혜택이 돌아가는 방식인 사학연금에서는 조기퇴직률이 높은 여직원들의 경우 이득보다는 손실이 크다는 것. 사학연금에서 처리되는 산업재해의 범위가 사무직원 기준으로 정해져 있다는 사실도 불만이다. 사립대병원 직원들의 경우 지난해 10월 진행된 '고용보험 가입에 대한 전직원 서명'에 9천여명이 참여했을 정도로 직원들의 요구가 높다.
하지만 대학 직원들의 상황은 좀 다르다. 대학에는 남자 직원이 월등히 많은 데다가, 신입 직원들이 얼마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실제로 모성보호 대상자도 적고, 상대적으로 고용 상태도 양호하다. 때문에 '고용보험 가입'과 관련한 여론 형성도 채 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 사학연금에 대한 불안감, '고용불안'에 대한 위기감도 병존하고 있다.
대학노조 측에서도 대학 직원들의 상황이 병원과는 다르다는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고용보험 가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향후 고용안정 대책 마련' 측면에서다.
근로자의 부담은 비교적 가볍지만 고용안정과 관련한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작용한 것. 대학노조는 "앞으로 대학에도 비정규직이 급속히 증가하게 될 뿐 아니라 향후 몇 년 안에 지방대 고사가 현실화되는 등 대학 직원의 고용상태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망한다.
◇ 쟁점 = 고용보험은 근로자 부담금에 비해 사업주 부담금이 훨씬 많다. 근로자 1인당 사업주 부담금은 근로자의 두배를 넘나든다. 근로자는 임금총액의 0.5%만 부담하면 되지만, 사업주는 실업급여 부문에서 임금총액의 0.5%는 기본이고, 고용안정사업(0.3%), 직업능력개발사업(사업장 규모에 따라 0.1∼0.7%) 부담액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법인 측은 기본적으로 직원들이 주장하는 '고용불안'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기존에 고용보험법이 제정될 때, 사학연금 대상자들이 제외됐던 이유는 타 직종에 비해 고용 안정이 보장됐기 때문"이라는 것. 모성보호 혜택을 받기 위해 고용보험에 가입하겠다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라고 지적한다.
때문에 일부 대학 및 대학병원에서는 차라리 자체적으로 모성보호 대상자들에게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최근 서울의 모 대학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한해 발생될 산모 수를 가늠했을 때, 육아휴직급여를 법정 최고 지급액인 1백35만원씩 산정하면 예상 지출액은 2억원 가량이지만, 전 직원이 고용보험에 가입할 경우 부담은 10억원에 달한다"는 것.
실제로 모성보호 대상자가 적은 '대학'에서는 최근 단체협약을 통해 학교측으로부터 모성보호 혜택을 얻어내고 있는 추세. 하지만 원칙적으로 '모성보호의 사회 분담화' 측면에서 모성보호의 '사용자 전담'은 완전한 대안은 아니라는 것이 노조 집행부들의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모성보호 관련 혜택이 고용보험 가입이 아닌 '사학연금'이나 '법인 자체 지급'의 방법으로 해결된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고용안정 대책 마련 차원에서 고용보험 가입으로 가겠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