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공개된 시행령 시안에 대한 본지의 긴급점검 결과 사학법인 관련 단체들은 “개정 사학법 원천 무효”, “사학의 자율성 보장”의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는 반면, 개정법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대학평의원회 구성비율 등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시행령에서 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입장차를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법인협의회 김덕현 차장은 “개정 사학법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시행령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시행령 시안에서 개방이사 자격요건을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자’로 규정하고 정관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김 차장은 “기본적으로 구성원의 추천을 받는 경우 해당 기관의 입장을 반영하기 마련인데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구성원의 압력으로 이사회가 견디지 못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인권재단, 경인여자대학 등의 사례를 여러차례 보았다”며 “개방이사 추천인이 2배수이든 1백배수이든 논쟁이 되고 시비가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 차장은 또 “나무로 골격을 짠 건물을 다른 재료로 바른다고 해서 골격이 나무 아닌 다른 것으로 변하냐”며 “기본 골격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시행령으로 뭘 한다고 해서 되겠느냐”고 말하고 “헌법재판소 판결을 기대하는 동시에 개정 사학법 재개정에 총력을 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개정 사학법을 지지해온 공대원 한성대 법인사무국장은 사견을 전제로 “시행령 시안이 한나라당의 재개정안과 비슷한 방향으로 잡혀진 것 같다”며 “개방형이사제를 대학정관에 맡기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 국장은 이어 “이사회의 회의록도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개방형 이사제를 자연스럽게 도입하자는 취지로 이해한다”며 “이를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불법소지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게 돼 재단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김삼호 책임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문안하나 대학평의원회 구성 비율이 정해지지 않은 것 등은 추후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애초에 구성원 비율을 정하지 않으면 교수, 직원, 학생 등 구성원 비율을 두고 구성원간 알력다툼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각 구성원의 ‘대표’에 대한 해석도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교수회, 직원회, 학생회 등의 명문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대통령이 개정 사학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던 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김병묵 경희대 총장)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현재 시행안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협의회는 내일 오후쯤 시행령 시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은영·이현준 기자 key02·hjlee@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