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기능과 편의에 머무르기보다는 아름다움과 쾌적함 등 ‘감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의 성향과, 이를 만족시키기 위한 서비스 제공자들의 경쟁이 대학가에서도 여지없이 적용되고 있는 것.
이 가운데서도 특히 삼삼오오의 소그룹이 이용 가능한 휴식 공간이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공간은 고전적 강의실에서 이뤄지던 ‘배움’의 개념을 넘어,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학문적·문화적 감성을 키우는 또 다른 배움의 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숭실대는 최근 운동장 스탠드 주변의 자투리 공간에 데크를 설치하고 목재로 된 책상과 벤치를 놓아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운동장으로 내려가는 길목, 스탠드의 맨 윗 계단에 불과했던 버려진 공간은 새 단장 이후, 캠퍼스 안에서 가장 사랑받는 곳으로 다시 태어났다.
야외 공간이지만 콘센트도 설치돼 노트북을 사용하는 학생들에게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 데크 위에서 삼삼오오 모여 책을 읽고 스터디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학생들이 빚어낸 풍경은 이국적인 분위기마저 풍기고 있다.
대구대는 권위의 상징인 본관 1층을 학생들에게 내줬다. 커피숍과 베이커리 등이 들어서 카페테리아 분위기로 조성된 본관은 이 대학 학생들이 자주 찾는 쉼터. 곳곳에는 명화를 걸어 품격도 살렸다.
고려대가 새로 조성한 학생 휴게공간도 고급화된 시설로 학생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1백주년 기념관 지하에 마련한 휴게공간은 독자적인 카페테리아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 화사한 컬러의 테이블과 의자, 벽화로 산뜻함을 살렸고 중앙에는 그랜드 피아노를 배치해 음악과 휴식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타이거프라자 4층에도 휴게공간을 만들었다. 테라스와 실내에 모두 테이블을 둬 옥상정원의 분위기를 냈으며 이들 공간에는 어느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다.
카이스트는 지난달 과학도서관 1층에 인터넷·북카페를 열었다. 1백50평 규모에 서점, 카페, 인터넷 가능한 PC, 프리젠테이션 장비 등의 시설을 갖춘 휴식 공간으로 정보와 문화가 함께 하는 공간이라는 특징을 모두 갖췄다. 지역주민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려가겠다는 것이 학교 측의 목표다.
이밖에도 동국대는 학생식당과 강의동 옥상 등에, 고려대는 법학관 옥상에 ‘옥상정원’을 마련해 새로운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캠퍼스 리뉴얼 계획을 갖고 있는 대학에서도 학생 등 구성원들을 위한 편의·휴게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이화여대는 2007년 말 완공예정인 이화삼성캠퍼스센터(ESCC) 내에 1백50여석 규모의 영화관 2개관과 다목적 활동실, 집회나 공연이 가능한 학생극장, 북카페, 휘트니스센터, 공연예술극장, 컴퓨터미디어열람실 등을 갖출 예정.
고려대는 중앙광장에 이어 현재 자연계캠퍼스 과학도서관 앞에 중앙광장과 같은 컨셉의 지하캠퍼스인 ‘하나사이언스파크’를 추가로 조성할 예정. 내부는 푸드코트, 공연장, 락카, 열람실, 휘트니스센터, DVD룸, 공연장, 학생갤러리 등으로 꾸밀 계획이다.
서강대도 내년 완공 예정인 복지관에 각종 문화복지시설과 휴식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민창기 (사)한국교육시설학회장(평택대 교수)은 “80년대 대학이 예산부족으로 학생 수용에 급급해 교실과 실험실 짓기에 바빴다면 90년대 후반, 2000년대에 들어서는 캠퍼스의 아름다움도 생각하게 됐다”며 “특히 대학이 열린공간으로 변모하면서 시설은 더욱 아름답고, 편리하게 변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캠퍼스 바깥의 사회·정치적 문제에 민감했던 구성원들의 관심이 최근 캠퍼스 안으로 선회하면서 환경과 복지 증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추세여서 앞으로 캠퍼스 편의시설 업그레이드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