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선보인 개교 1백주년 기념 공식 와인 ‘샤토 라 까르도네(Chateau la Cardonne)’는 유명한 와인생산지인 프랑스 메독(Medoc) 산.
대학에 따르면 이 와인은 고려대의 특별 주문으로 생산돼 개교 1백주년인 2005년에 가장 풍부한 맛과 향을 내도록 숙성됐으며, 대학은 이를 2만병 수입한다.
대학 측은 이에 대해 “‘글로벌 프라이드(Global Pride)’인 학교 모토와도 잘 어우러진다”고 자평하는 분위기. 이두희 대외협력처장은 “개교 1백주년을 축하하고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와인을 생활 속에서 친근하게 나누자는 의미에서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대..."외국산 와인 수입이 세계화?"
그러나 고려대 홈페이지 게시판 등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외국산 와인을 수입하는 게 세계화냐”는 등 비난도 뒤따르고 있다.
아이디 ‘pjhpjh0626’은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학교 글로벌 정책 정말 알고싶음’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달러 날리면서 수입까지 해서 파는 게 세계화인가”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kyd45321’은 “막걸리에서 와인으로 변신을 시도함으로 민족대학에서 세계대학으로 바뀌는 것을 기대하나본데, 한마디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고려대가 오는 2학기에 개설할 예정인 포도주 개론 담당 교수인 박원목 교수도 게시판에 실명으로 글을 올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대학의 이름이 술병에 기재된 것을 본적이 없다”며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 개교 기념물로 술을 선정한 것도 학교의 품위를 실추시키지 않을까 걱정인데, 더욱이 민족대학이라고 자칭하는 고려대에서 외제 포도주를 수입하여 기념품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찬성..."'글로벌 대학' 변화 이미지 굳히기 도움될 것"
반면 “‘막걸리’에서 ‘글로벌 대학’으로 변화된 이미지를 굳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아이디 ‘medisol’은 “고대의 전통은 우리 민족과 함께 한다는 것이지 민속 문화에 집착하는 게 아니다”며 “와인도 예전과 달리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적인 술인데 이런 변화가 우리 한국인과 함께 하는 고대의 정신과 상충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성식 고려대 교수협의회장은 “학생들의 반대 의견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고대의 대외적 이미지 변화에 필요하다고 본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고려대는 이 와인을 학교 행사나 선물용으로 쓸 계획이며 동문, 학생, 교직원과 일반인들에게도 주문을 받아 판매할 예정. 오는 9일에는 와인 테스팅 행사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