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총장을 ‘어떻게’ 뽑아야 할 것인가. 대학가는 지금 여느 때보다도 총장선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런 가운데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4일 이화여대에서 ‘총장, 어떻게 선출할 것인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바람직한 총장모델과 선출 방안에 대해 격론을 펼쳤다. 총장직선제에 대한 문제제기와 반론에서부터 투표참여 구성원 확대 주장, 총장추천위원회의 위상강화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들 대학에 따르면 고려대는 지난 2002년부터 교수직선을 포기하고 교수총투표와 총추위에 의한 간선 방식을 혼합한 새로운방식의 제도를 도입했다. 연세대도 앞으로는 직선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종호 고려대 교수는 “16년 동안 직선제를 고수했지만 교수들 스스로도 직선제의 폐단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재단에 모든 권한이 부여된 현행 사립학교법 하에서는 직선제를 통해서만이 이사장 및 재단이 지명한 총장의 전횡을 막을 수 있다는 것.
홍경표 강남대 교수협의회장은 “우리 대학은 이사장의 무한권력에서 대학을 지켜내기 위해 60여일간 총장실 점거 농성을 진행 중”이라며 “직선제 포기는 대학 민주화가 진행된 대규모 사립대학에서나 가능한 꿈만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사립대교수협의회연합회 회장도 “총장선출 문제의 본질은 대학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며 “사학비리, 족벌체제가 만연한 현행 사학체제에서 총장선출 방법 논의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교직원과 학생 등 폭넓은 구성원 참여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창호 경상대 교수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 선출된 총장이어야만 재단의 전횡으로부터 제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우리 대학은 직원과 학생도 투표에 참여, 일정비율의 의견을 반영하는데 이로서 학내 갈등을 무마하고 안정적인 구조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박거용 상명대 교수는 ‘구성원’의 폭을 더욱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박 교수는 “교직원과 학생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대학 교육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비정규 교수인 시간강사들까지도 투표에 포함해야 한다”며 “참여단계와 비중은 개별대학별 상황에 따라 합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세 배재대 교수는 “‘총장직선’ 요구는 총장의 독재체제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총장이 군림하고 독재하기보다는 봉사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된다면 교수들이 꼭 총장을 직접 뽑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최근 총장추천위원회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등록한 후보를 걸러내기만 할 뿐 유능한 인재를 적극 영입할만한 역량이나 권한은 없다”며 “총추위의 법적, 제도적 위상 강화를 통해 세계적인 인재 영입에도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