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협의회(회장 장호완·이하 교협)는 30일 오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20일부터 11일까지 서울대 전임교수 8백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립대 법인화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국립대 법인화에 대해 서울대 교수들은 찬성(49.9%)과 반대(48.3%) 의견이 양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찬성 측 의견 중 대부분인 41.6%의 교수들이 ‘법인화의 선결조건을 다진 후 추진해야 한다’며 조건부 찬성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법인화 하지 말고 현 체제에서 국립대의 운영체제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맞섰다. 응답자의 39.6%는 ‘현재 국립대학 체제를 유지하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현 체제 하에서의 운영체제 개선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국립대 법인화에 앞서 전제되어야 할 것으로는 압도적인 다수가 △획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정확충(88.9%) △학생선발 자율권 보장(88.8%) △교직원 인사 자율권 보장(88.4%)을 들었으며 △교수의 신분안정과 △학문의 균형발전 보장에 대한 요구도 70%를 넘었다.
그러나 법인화 시행 이후 서울대의 장래에 전망은 밝지 않았다. 53.8%의 교수들이 서울대가 법인화하면 퇴보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은 23.6%에 그쳤다. 하지만 별로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20.5%를 차지했다.
교수들은 또 법인화를 통해 △인력운영의 효율화(54.2%) △대학운영의 자율성 확대(49.9%) △재정운영 효율화(44.5%)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나 △재정지원 불안정(83.5%) △학문간 균형발전 저해(72.3%) △근무여건 악화(55.7%)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법인화에 따라 국립대 교수들의 신분이 공무원에서 전환되는 것에 대해서는 41.5%가 반대를, 17.6%가 찬성했으며, 찬성도 반대도 아니라고 한 교수들도 40.7%로 적잖은 분포를 보였다.
법인화 이후 총장선출 방식이 현재 교수 직선에서 이사회를 통한 선출로 바뀌는 데에 대해서는 절반 가량(49.7%)이 반대했다.
한편 서울대 교수의 대부분(76.9%)가 현 정부의 대학정책을 불신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에서도 매우 불신한다는 교수들이 30.2%에 달해 교육 당국과 대학 현장의 괴리가 심각함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서울대 교협은 성명을 내고 “대학의 자율성과 대학 재정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법인호가 추진될 때 비로소 정부의 교육정책도 신뢰를 얻고 법인화도 의미를 획득하는 것”이라며 “서울대의 법인화가 추진된다면 목표는 오직 서울대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대학으로 만드는 데에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교협은 이어 “서울대가 동경대, 북경대와 더불어 동북아의 한 축을 담당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정운용 뿐 아니라 모든 학사운영에서의 자율성과 함께 대학 재정의 확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