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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근거 바탕한 예산편성 필요"
"철저한 예측 통해 결산 근접한 예산 편성해야"
"대학 예산작성 시스템 바꿀 필요도 있어"
한국대학교육연구소의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사립대의 고무줄 늘이기식 예산편성의 부적정성이 지적됐다.

‘예산’은 말 그대로 예측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결산과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연구 결과 드러난 사립대의 예·결산 차액은 정도가 심했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대학이 기업과는 달리 이익을 남기는 게 목적이 아닌 이상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된다는 것.

한국대학교육연구소 황희란 연구원은 “대학의 경우 매년 수입과 지출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결산에 근접한 예측이 가능하다”며 “분석 결과로 보아 사립대 등록금 인상 원인은 해마다 반복되는 불합리한 예산편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2년 대학의 예·결산 차액은 총 1조1천4백59억원. 지출 총액(9조6천3백63억원)의 12%에 달하는 규모였다. 예·결산 차액이 높은 만큼 이월적립금도 높았다. 정부의 일반회계 이월금 비율은 통상 3%선이지만 사립대의 이월금 비율은 두배 정도인 6%를 넘었다는 게 대교연의 분석이다.

관행적으로 회계사들이 예·결산 차액의 적정선을 판단할 때 자산 및 매출의 5% 이내인 경우 이를 적정한 수준으로 인정했던 것에 비하면 사립대 예·결산 차액 규모는 도를 넘어 섰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황 연구원은 “교육부는 강력한 행정조치를 통해 사립대학들이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결산에 근접한 예산을 편성해 부당한 등록금 인상이 없도록 해야 하며 대학 구성원에게 예산 편성 및 재정 운영과 관련된 자료의 공개도 보다 철저히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었다. 박정우 서울시립대 교수(세무학)는 “단순히 예·결산 차액이 크다고 해서 예산을 잘못 짰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대학의 전략적 경영 의지가 포함될 수도 있고 아껴서 살림살이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대학이 이제는 새로운 예산작성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전년도 대비 예산작성법으로는 구조적으로 예산이 잘못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백지상태에서 하나하나 쓰임새를 결정·판단하는 ‘영기준 예산작성법(zero base budget system)' 도입을 신중히 검토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1년 단위의 예산설정 외에도 중·장기 계획 수립에 따른 예산편성을 통해 장기적인 자금운용 계획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은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4-02-27 오전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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