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여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징계를 받은 서강대 영상대학원 K교수가 내달 개강과 함께 서강대에서 강의를 맡게되자 여성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교수성폭력근절을 위한 여성주의자연대회의 등 여학생 및 여성단체들은 "교육부 산하 교원징계재심위원회(이하 교원징계재심위)가 K 교수에 대한 학교측의 징계(해임)를 경감(정직3개월)해 K 교수가 다시 복직하게 됐다"며 "K 교수의 강단 복귀는 성폭력 피해자는 물론 일반 학생들의 인권과 학습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들은 조만간 교원징계재심위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다. 이들은 또 교원징계재심위의 성폭력 교수징계 문제 처리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감사원에 교원징계재심위에 대한 감사를 요청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교수성폭력근절을위한 여성주의자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와 교원징계재심위원회 성폭력사건처리문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동대책위)는 어제(23일) 오전 서강대 본관 앞에서 교원징계재심위의 재심 결과에 대한 서강대의 행정소송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진 뒤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대회의와 공동대책위는 이날 각각 발표한 성명서에서 교원징계재심위에 대해 △피해학생과 학교 학생들의 권리침해에 사과할 것 △서강대 영상대학원 K교수, 동국대 사회학과 K교수 등 재심의 결정을 무효화할 것 △교수성폭력사건을 재심의 대상에서 제외할 것 등을 요구했다.
공동대책위 김보연 씨(한국성폭력상담소 성과 인권팀)는 “이를 위해 내달 중순 안으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내고 교육부 장관 면담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교수성폭력 근절을 위한 단체들의 노력에 역행하는 교원징계재심위의 결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서강대에서 류장선 총장을 직접 만나 행정소송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으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 대표자들이 조만간 류 총장을 방문해 재차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원징계재심위에 따르면 재심위의 결정에 청구인이 불복, 행정소송을 내는 길은 열려있지만 사립대의 경우는 행정소송 등이 불가능하게 돼 있어 서강대 측의 조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20조 2항 및 3항에 따르면 "재심결정은 처분권자를 기속하므로 위원회의 재심결정에 대해 처분권자가 행정소송 등 불복행위를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서강대 법인 한 관계자도 “재심위 결정에 대해서 학교측은 행정소송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K 교수 징계와 관련, 서강대는 어떤 예정도 없다”고 말했다.
K 교수는 지난 2001년 회식 자리에서 대학원생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서강대에서 정직3개월의 징계와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은 후 복직했으나 피해자에 대한 ‘성폭력 2차 가해’ 혐의로 지난해 8월 해임됐다.
하지만 그는 교원징계재심위의 재심 결과 정직3개월 징계로 경감돼 지난해 8월18일부터 11월17일까지 정직 처분됐으며 내달 개강과 함께 영상대학원에서 ‘사이버 스페이스와 커뮤니케이션’, ‘영상산업경영론’을 맡아 강의할 예정이다.
한편 23일 성명을 발표한 연대회의는 고려대, 동국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숭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8개 대학 여학생단체들이 참여했으며, 공대위는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성상담소, 전국여교수협의회등 전국 36개 여성단체의 참여로 지난달 발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