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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년퇴임하는 '새박사' 윤무부 교수
"신진학자들, 자연과 직접 접하는 '산'학자 되어야"
'새박사' 윤무부 교수(경희대)가 오는 31일 정년퇴임한다. 그러나 윤 교수에게 정년퇴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마음이 너무 편해. 동료 교수들 몇몇은 퇴임 후에 뭘 하고 사나 고민하더라구요. 하지만 난 앞으로 할 일도 많고 하니까 너무 좋아요."

아쉬움은 없어보였다. 대학 강단을 떠나는 대신 윤 교수는 그동안 시간 부족 등 여러 이유로 소화하지 못했던 일들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대학 강단은 아니지만 전국 방방 곡곡에서 윤 교수의 강의는 계속된다. 새를 좇는 발걸음도 더 빨라진다.

성남문화센터 참여교육 강연, 순천 등 지방문화센터에서 매달 3∼4회씩 '새와 인간' 주제로 강연을 맡는다. 가을·겨울철에는 학생들과 탐조여행도 떠난다. 저서 '한국의 새'도 3권 더 낼 계획이다.

세계를 돌면서 자료수집도 할 예정이다. 그동안 티벳, 호주 등지에서 모은 조류 동영상, 오디오만 1,400여개가 넘지만 새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에 비하면 성에 차지 않는다.

환갑을 훌쩍 넘긴 학자, 윤무부 교수는 보기 드물게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적잖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 방송사의 오락프로그램인 '브레인 서바이벌'과 '몰래카메라'에 출연해 시쳇말로 '망가진' 모습을 보여줬던 것이 계기가 됐다.

오락프로그램이긴 하지만 퀴즈게임에서 꼴찌를 한 대학 교수. 그러나 진행자에게 속아넘어가면서도 새에 대한 놀라운 관찰력과 해박한 지식을 보여줬던 그의 모습이 반향을 일으켰던 것. "용만이가 떡을 먹었다 뱉었다 하는 문제는 정말 어렵더라"며 쑥스러워하던 그는 "얼마 전에 LA에 갔는데 미국에서도 내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이 비디오 대여 1순위라고 해서 놀랐다"고 전했다.

'미국' 이야기가 나오자 윤 교수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미국에 있는 아들·딸 자랑으로 이어졌다. 특히 자신의 뒤를 이어 조류학자의 길을 걷고 있는 아들 종민(33)씨에 대해 윤 교수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나를 따라, 안 간 데가 없는 녀석"이라며 "초등학교 때부터 조류탐사 따라다니더니 스스로 그 길을 찾더라"고 소개했다. 그리고는 "아직 노총각이라고 꼭 써달라"고 당부했다. '노총각' 종민씨는 미국 콜로라도주립대에서 조류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스미소니안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아버지의 영향일까? 경희대에서 불문학을 공부한 딸 경림(35)씨는 미국에서 '생물통계학'으로 전공을 바꿔 학위를 따고, 지금은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새가 좋아 새를 좇아온 윤 교수는 오늘날 우리나라 대표 조류학자. 그는 새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몸을 사리지 않는 탐사활동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보기에 요즘 학자들은 좀 못미덥다.

"최근 젊은 학자들은 자연과 직접 접하면서 진정한 '산'학자가 되려하지 않아요. 실용학문만 하려는데 이러다가는 10년 후면 조류학자는 없을 거에요.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고 동물 서식환경이 나쁜 곳이죠. 크낙새 등 동물들은 사라직 위기에 처했어요. 환경을 조성하는데 교수들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윤 교수는 퇴임 후에도 2년 동안 명예교수로 학부, 대학원 각 1개씩 강의를 맡는다.

김은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8-29 오후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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