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은 다양한 관-학, 산-학 협력 프로그램으로 외부와 ‘내적 공조체제’를 쌓는 한편 담을 허물고 캠퍼스를 개방하는 등 ‘외적 공조체제’ 다지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상아탑의 높은 벽을 허물고, 대학이 ‘어울림’의 아름다움을 가꾸기 시작했다.
조선대는 지난 2003년 의과대학 앞 부지에 1천6백평 규모의 장미공원인 ‘장미원’을 개장한 이후 손꼽히는 지역 명소가 됐다. 매년 5월 열리는 조선대 장미축제는 지역 주요 관광코스로 높은 인기를 얻어 지난해에는 50만명의 주민 및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았다. 전문 놀이공원인 에버랜드가 운영하는 장미공원(3천여평)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좁은 공간에 짜임새있게 장미를 심어 풍성함을 더했다는 것이 조선대 장미원의 특징. 조성하는 데만 1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장미원에 이어 조선대는 지난 6월에는 인조잔디구장 2개를 개장해 일반에 공개했다. 주민들로부터 호응이 높아 구장이 빈 시간대가 없을 정도. 대장 신청을 받아 스케줄을 관리하는데 신청이 쇄도해 통제할 정도다.
대구대는 이재규 전 총장 시절 1백만평의 넓을 캠퍼스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캠퍼스 공원화에 나선 경우. 대구대는 무료 주차장과 호텔 수준의 시설을 갖춘 화장실, 인라인스케이트장, 화훼단지, 캠퍼스 미니동물원, 돌비아 정원, 장승정원 등을 조성하고 ‘캠퍼스 테마공원’을 자처하고 있으며 대학에 따르면 대구대 캠퍼스 방문자는 연간 10만여명에 달하고 있다. 대구대는 특히 내년 개교 50주년을 앞두고 올해를 ‘대구대 방문의 해’로 홍보하면서 적극적으로 주민들을 유치하고 있으며 가을을 맞아 조만간 야생화 축제, 수석전시회 등을 열 계획이다.
삼척대는 탄광지역에서 관광지로 탈바꿈 삼척시의 도시계획에 발맞춰 캠퍼스를 개발하고 있다. 정문 앞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분수대를 설치할 예정. 내년 10월 경 완공 예정으로 3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삼척대는 새로 개발 중인 도계캠퍼스를 테마파크형 대학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남대는 지역의 수원이었던 ‘오정못’의 발원지를 복원, 시민공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지역 주민들이 논농사에 물을 대기 위해 사용하던 수원지인 오정못은 지난 85년 한남대의 캠퍼스 확장시 메워졌으나 한남대는 이번에 오정못 발원지 복원과 함께 주변에 나무 2백80여 그루를 심고 분수대, 야외벤치 등을 설치해 시민공원인 ‘어울림 광장’을 조성할 계획. 올 연말까지 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대학 캠퍼스 담장이 일제히 무너지고 있다. 대학의 콘크리트 담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어 휴게공간을 조성, 주민들에게 푸른 열린공간을 제공하는 이 사업은 지난 2002년 중앙대를 시작으로 한국외대, 서울대 의대, 고려대, 숭실대, 명지대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서울시내 17개 대학의 담장개방을 추진하고 앞으로 서울 시내 42기 대학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사업은 높은 지가로 공원·녹지의 확보가 어려운 현실에서 대학의 넓은 공간을 녹지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함으로써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고, 도시 경관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며 “기존의 닫힌 대학, 재학생만을 위한 대학에서 담장개방을 통해 대학은 열린 공간,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공간, 지역 사회의 중심 공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학들은 여름·겨울방학 동안 비는 기숙사를 일반에 개방, 활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한국해양대는 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 매 여름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해양스포츠 체험학습과정’을 실시한다. 또 속초에 위치한 경동대는 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여름철 기숙사를 제공한다. 서울여대, 경상대, 한국외대 등은 일반인 대상 영어캠프를 열어 기숙사를 활용한다.
이는 최근 대학가에 불고있는 민자유치 기숙사 건립 움직임과 관련, 방학 동안에도 일정 비율 이상의 입실률을 유지해야 하는 대학들의 속사정과도 맞물려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