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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3신) "내 미숙함으로 연구애정 꺾이지 않기를"
- 난자 공급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나.

“솔직히 한 두 개도 아닌 많은 난자가 어떤 경로로 올 수 있을까 하는 의아한 생각을 갖고있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이해를 해야 될 영역이 있다. 저는 의사가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 난자 채취 과정에 직접 관여할 수도 없고, 그 프로세스에 대해서 자세히 참여할 수가 없다.

또 하나는 원래 이런 실험에서 난자 채취 기관과 실험기관은 엄격하게 분리되도록 규정되어있다. 우리가 난자를 공급받을 때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 오로지 고유번호밖에는 받지 못한다. 이 난자가 누구에게서 온 것인지 알 수도, 물어서도 안된다.

노 이사장은 원리원칙 주의자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의사는 의사로서의 직무 수행 중에 얻게 된 환자의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의식을 지니신 분이다. 그래서 이를 물어보지도 못하게 하거니와 아마 물어봤다면 상당히 나무랐을 것이다. 그래서 직접 물어보지도 못했지만 그 분 특유의 답이 있다. "이 일은 내가 책임 질 일이잖아. 내가 알아서 할 거고, 꼬리표 안 달릴 일이니 당신은 당신 몫이나 하면 되는 거요."라고.

-연구원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솔직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연구원이 네이처지에 이를 이야기 했을 때는 스스로가 프라이버시를 생각하지 않은 것 아닌가? 황 교수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아닌가?

“네이처에서 전화를 걸어 연구원에게 난자 기증 여부를 물었을 때 그 연구원은 연구 참여자가 난자를 제공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어긋난다는 것 자체를 전혀 몰랐다는 거다. 사실 저도 몰랐다. 아마 이 자리에 의대 교수들 많이 계시지만 1964년 헬싱키 선언이 있었다는 것도이 윤리적인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근년에서야 알았다.

▲ 한명섭 기자

당시에는 일은 안되고, 난자는 없고, 외국에서도 이런 연구를 했지만 성공 사례는 없고...난공불락의 일을 우리가 해냈던 것이다. 그때 우리는 ‘내가 여자였다면 내 난자를 뽑아서 실험하고 싶었던’ 심정이었다. 이 연구원은 네이처에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 했다.

이같은 자세한 상황은 지금부터 열흘 전 남편과 함께 저를 찾아온 당사자로부터 자세히 들었다. 연구원은 이것이 윤리적으로 잘못됐는지도 모르고 네이처에 사실대로 말했는데, 자꾸 묻기에 부인했다고 한다. 네이처 기자가 저에게 전화를 했길래 연구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시점은 네이처에서 전화를 받고 난 후 하루 반 정도가 지난 다음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어떤 것도 남기고 가고싶지 않다. 모든 것을 인정하고, 털고, 참회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기 때문에 이 국면을 모면하기 위해서 다른 말씀을 드리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 연구계획은 어떤지, 앞으로도 이런 논란이 계속될 것 같은데,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지, 향후 계획은?

“전체적인 계획이나 그림은 추후 선정되실 이 연구팀의 총괄책임자께서 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이 어느 분이 될지 모르지만 저는 연구현장에서 마지막 반성의 자세로서 최선을 다 할 기회를 한번 가져본다는 것이다. 이제 연구의 전체를 제가 그릴 수는 없다. 이는 연구책임자의 몫으로 가는 것이고, 저는 제 실험실에서, 제가 맡은 영역에서 아직 조금 더 개발해야 할 몇 가지 숙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사회자가 기자회견의 폐회를 선언했지만 황 교수는 자진해서 발언을 이어감.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국민여러분들께 사죄와 함께 부탁드린다. 대한민국 국민여러분들께서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따뜻한 성원의 마음과 바탕이 지금처럼 굳은 때가 없던 것 같다. 이 불길이 식어지지 않을까 정말 걱정된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과학기술예산의 많은 정책적 배려를 하고 또 과학자와 미래 과학도들에 대해 여러 발전적 정책을 마련하고 내놓고 있는 이 시점에 저의 미숙함과 옹졸함이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상실하지 않을까 그것이 무엇보다도 걱정이다.

이제 만약 나무람이 있으시다면 그 채찍과 돌팔매는 저 하나로 몰아달라. 어려운 처지에도 불구하고 과학에 헌신을 기울이고 계신 많은 과학자들과 미래 과학의자기 일생을 바쳐보겠다고 저처럼 열심히 꿈을 가꾸어 왔던 어린이들에게 그 뜻이 제발 꺾여지지 않도록 국민여러분들과 정부와 여러 언론인 여러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거듭 사죄드린다.”

김은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5-11-24 오후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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