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받은 대학측은 고인의 뜻을 기려 새로 지은 도서관에 별도의 서고를 마련, 교내외 연구자들에게 개방하기로 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사상사 연구의 대가로 유명한 고 시마다겐지 교토대 교수. 지난 2000년 3월 시마다겐지 교수가 사망하자 유족들은 평생 모은 자료들이 후학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랐던 고인의 뜻에 따라 한국인 제자 정태섭 교수가 몸 담고 있는 동국대에 자료 전부를 기증했다.
고인이 기증한 자료들은 4천여책이 넘는 귀중한 고서를 비롯, 2만여책에 이르는 동양서와 5백여책의 서양서, 6백50여책의 정기간행물을 포함 총 3만여책. 중국사상사 연구에 필요한 동서양 연구서와 사료 거의 모두를 모아둔 방대한 규모다.
동국대는 이를 모아 ‘시마다겐지 문고’라는 별도의 서고를 만들었으며, 지난 13일 중앙도서관 개관일에 첫 공개했다. 워낙 분량이 많은 데다가 고서들이 많아 동국대는 고인에게 장서를 기증받아 정리하고 목록을 작성하는 데만 1년3개월 남짓한 시간을 보냈다.
고인의 제자인 정태섭 동국대 교수(역사교육)는 “학생 때 선생의 저서인 ‘中國におけ近代思惟の挫折’ 해적판을 읽고 선생 밑에서 공부하겠다며 교토대 유학을 결심했던 일이 생각난다”며 “은사의 손때가 묻은 책들을 이제 직접 볼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유족들은 장서가 흩어지지 않고 한곳에 모여있기를 바랬으며, 자료들이 정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곳을 찾았다”며 “은사께서 어렵게 수집했고, 이를 보존하려는 유족들의 뜻을 알기에 더욱 값지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 시마다겐지 교수는 중국사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교토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었으며, 주요저서로 ‘中國におけ近代思惟の挫折’, ‘中國思想史の硏究’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마다모토코 여사와 두 딸이 있으며 동국대는 오는 27일 이들에게 감사패를 증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