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교수들은 개인적 제소를 통해 법적 구제절차를 밟는가 하면 교수신분보장을 위한 협의회(회장 박동희 건국대 교수·이하 교보협), 교수노조(위원장 황상익 서울대 교수) 등 교권단체와 함께 해직교수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일괄구제 조처를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서를 조만간 청와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해직교수들은 “교수 기간임용제가 무효임이 법률적으로 밝혀진 이상 이 법에 근거한 해직교수들을 전원 복직시키는 것은 당연한 정부의 책무”라는 입장으로, 이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에는 정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등도 불사할 계획이다.
조광제 전 한동대 교수는 “그동안 많은 교수들이 해직사유가 족쇄가 돼 다른 대학에도 취업거부되는 등 수년간 해직의 고통으로 폐인이 돼 갔다”며 “사립학교법의 교수 기간임용제의 미명 아래 양심적 교수, 행동하는 지성인, 대학민주화에 앞장서 온 교수들에게 치명적인 독소조항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교수는 또 “해직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재심의 소송 등을 제기하기 전에 교육부와 정부 차원에서 행정적으로 일괄구제 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고도 당연한 법리”라며 “이전 정권에서 전교조 해직 교사들을 복직시켰던 사례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 개인 차원의 제소도 잇따르고 있다. 재임용 탈락 건에 대한 재판에서 패소하거나 기각판결을 받았던 교수들은 재심을 요청하고, 선례에 낙담해 법적절차를 포기했던 교수들은 새롭게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소송을 재개한 교수들은 교보협에 따르면 40~50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7년 해직된 이호영 전 계명대 교수는 지난 2일 대구지방법원에 교수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대학에서 96년 해직된 이후 대법원 판결까지 갔다가 패소 확정판결을 받았던 한철순 전 계명대 교수도 지난달 말 재심을 청구했다.
이밖에도 조광제 전 한동대 교수(96년 해직), 이순철 전 목원대 교수(96년 해직) 등이 재심 청구에 나섰다. 대구경북권 해직교수 20여명은 조만간 모임을 갖고 복직움직임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동안 복직을 위한 법정공방의 지난함을 겪었거나 지켜봤던 경우가 대부분. 법 조항이 잘못이었던 만큼 개인별 법정투쟁이 진행되기 전에 정부 차원의 구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호영 전 계명대 교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은 헌재의 결정으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몇가지 방법 중 한가지”라며 “마지막 수단으로 어쩔 수 없을 때 의지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순철 전 목원대 교수는 “문제의 발단은 기간임용제에 대한 구제절차를 만들라던 장관의 명을 따르지 않고 학교측의 입장을 고스란히 대변하던 교육부에 있다”며 “결자해지의 측면에서 정치·행정적으로 푸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27일 구 사립학교법의 ‘교수 기간임용제’와 관련 재판관 7대2의 다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 지난 98년 헌재가 같은 사건에 대해 내린 합헌 결정을 4년 7개월만에 뒤집은 결과였다.
헌재에서 이번 판결을 받아낸 윤병만 전 아주대 경영대학장은 지난 84년 아주대에서 직권 면직된 뒤 면직무효소송에 승소해 학교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위헌심판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