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대안으로 ‘중고교재 구매제도’를 제시한 대학생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잡 코리아’ 후원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의 일환으로 미국 4개 대학 서점·출판사 등을 둘러보고 온 연세대생 김은실(사학·4) 씨를 비롯한 3명의 대학생.
김 씨는 중고교재를 대학서점에서 싼 값에 구입해 필요한 학생에게 정가의 70~80% 가격에 되파는 ‘페이백(pay back) 시스템’을 국내 실정에 맞게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김 씨는 “스탠포드대·UC버클리 등 미국 대학들에는 이 제도가 정착돼 있어, 교환학생·유학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대학생들은 대부분 이 제도의 실효성에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중고교재 구매제도가 시행되면 학생들은 정가보다 싸게 교재를 구입할 뿐 아니라, 이수한 과목은 팔 수도 있어 경제적 부담이 줄어든다. 김 씨는 “미국 대학 서점에서는 보관상태가 양호해 새 책과 다를 바 없는 중고교재들이 거래됐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이 보장된다면 한국에서도 페이백 시스템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미국의 경우, 대학 서점도 페이백 시스템을 통한 중고교재 매매가 비교적 높은 수익을 보장해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고교재를 원가의 20~30% 수준에 구입, 70~80% 수준에 판매해 기존 교재 매매보다 큰 차익이 남기 때문이다. 물론 구입한 책을 그대로 되파는 것이 아니라, 책의 상태를 점검해 제본작업을 하는 등 ‘팔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노력이 투입된다.
교수 입장에서는 지정 교재의 인세를 받을 수 없는 게 단점이지만 지속적인 연구·보완으로 개정판·증보판을 출간해 학생들이 보다 충실한 새로운 교재를 선택하도록 노력하게 하는 등 연구에 진력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페이백 시스템 자체는 인정하면서 보다 충실한 교재를 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구입하도록 만든다는 얘기다. 국내 교재들이 1~2차례 개정에 그치는 데 비해 외국 교재들의 경우 10회 이상의 개정판·증보판(edition)이 나오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 여러번의 교재 보완을 통해 교육의 질 또한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 씨는 “문제의식을 함께 하는 친구들과 각자 재학 중인 학교(연세대·고려대·단국대)에서부터 ‘한국적 페이백 시스템’을 제안해나갈 생각”이라며 “대학 내 서점·학생회·재무처 등과 중고교재 구매제도에 대해 논의, 다음 학기부터 시범 시행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