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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사태 '점입가경'
학교엔 두개의 교무위원들이, 재단 이사들은 '줄사퇴'
박상기 이사장 "이사들 독단적 의사결정"에 반발해 사임
총장 해임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는 동덕여대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동덕여대는 5일 오전 교내 동인관 대강당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서로가 교무위원이라고 주장하는 양측의 교무위원들이 단상에 올라오는 촌극을 연출했다. 한편은 홍성암 총장직무대행이 최근에 위촉한 교무위원들이었고, 다른 한편은 지난해 9월 임명된 기존 교무위원들이었다.

입학식에 참석한 한 교무위원은 "기존의 교무위원들과 새로 임명된 교무위원들이 같이 단상에 올라왔다"며 "서로 인사를 나누기도, 쳐다보기도 어색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 빚어진 것은 지난달 말 홍성암 총장직무대행이 이사장의 동의없이 보직인사를 단행하면서부터다. 홍성암 직무대행은 지난달 말 제청한 보직인사에 대해 박상기 이사장의 동의를 얻지 못하자 임의대로 인사를 단행하고, 새로운 교무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했다.

여기에 기존 교무위원들은 이사장의 동의없이 총장이 일방적으로 임명한 신임 교무위원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직 교수는 총장의 제청으로 이사장이 임명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더욱이 이런 학내 혼란을 최종적으로 교통정리할 이사회의 기능도 정지돼 있다.

박상기 이사장과 신혜수, 임현진 이사 등 3명은 지난달 28일 사퇴한 상태다. 지난달 초에는 박상건 이사가 별세해 총 9명의 이사중 5명만이 남아있는 상태. 이는 정관개정이나 총장의 임면 등 중요안건을 의결할 수 있는 정족수(2/3이상의 찬성)에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이사회 분열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4년 학내 분규 뒤 꾸려진 현재의 이사진이 그간 손봉호 총장 해임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다 이사들의 사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박상기 이사장은 "손총장 해임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는 등 이사회가 갈등을 겪어왔다"며 "특히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해임취소 결정 뒤에도 이사들이 다시 징계위원회를 꾸려 (손 총장) 파면결정을 내리는 것을 보고, 현재의 이사회로써는 더 이상 학교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당시 동덕여대 이사진은 교육부, 학내 구성원, 구재단 측에서 각각 3인씩 추천해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사퇴한 이사들은 당시 교육부 추천을 받은 이사들로, 임 이사를 제외하고는 그간 손봉호 총장의 해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해 왔다. 그런 가운데 교원소청심사위의 해임취소 결정 이후 다시 징계위원회를 꾸려 손총장을 파면하는 과정을 보면서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는 얘기다.

박 이사장과 같이 사표를 제출한 신혜수 이사는 "손총장 해임과 관련해 비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해온 일부 이사들의 행태로 더이상 이사직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나 같은 경우 손총장 징계위에 참여하겠다고 자원했는데도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월 동덕여대 이사회에 의해 구성된 징계위원회는 지난달 21일 논의를 거쳐 손총장 파면 결정을 내린 상태다. 그러나 이를 의결할 이사회를 소집할 수가 없는 상황. 총장의 파면에 관한 건은 이사회 2/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박경량 이사는 "교원소청심사위가 교원들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사안을) 판단할 우려가 있어 해임보다 강력한 징계 처분인 파면을 결정한 것"이라며 "자체적으로는 이사회 의결이 필요없다는 생각이지만 소청심사위원회의 문제제기를 예상해 이사회의 동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의 이사회는 의결 정족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이사를 한 명 선임한 뒤 정관변경을 거쳐 개방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이사는 "일반 이사를 한 분 선임하고 나서 정관개정, 개방이사 선임 등의 순서로 가야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한 뒤, "박 이사장의 사퇴는 동덕의 혼란책임을 다른 이사들에게 떠넘기는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동덕여대 사퇴의 조속한 수습과 학교 정상화는 지금으로서는 요원한 상태다. 동덕여대는 이사회의 분열만큼, 학내 구성원도 분열돼 있기 때문이다.

한 동덕여대 관계자는 "교수협의회는 학내구성원 추천으로 선임된 이사회에 반대하고, 또 평교수협의회는 이들에게 찬성하고 있다"며 "또 교협은 대체로 손총장 지지 입장이고, 직원노조는 반대하고 있는 등 학내 구성원들도 분열돼 있어 학교 정상화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봉호 전 총장도 "만약 이사회에서 파면이 의결된다면 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혀, 사태가 법적 공방으로 장기화 될 것임 예고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7-03-05 오후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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