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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영화인생 후학에 전하고 싶어”
“말 못하는 감독으로 제일 유명한 사람이 강의 한다고 하니 우습기도 합니다. 제가 강의 제안을 수락한 것은 지금까지의 영화 외길 인생을 후학들에게 얘기하고 영화 현장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여러분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본지 조사에서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으로 꼽힌 임권택 감독(연극영상학부 겸임교수)의 첫 대학 강의가 지난 13일 동국대에서 있었다. 연극영화과 정재형·유지나 교수와 함께 강의실로 들어온 임 감독이 맡은 강의는 연극영화과 전공수업인 「영화연출1」. 앞으로 유지나 교수와 함께 한 학기 동안 이 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5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난 60여명의 수강생들은 호기심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진지하게 수강하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긴장하고 들뜬

사람은 학생들이 아닌 유 교수였다. ‘역사적인 강의’를 손수 녹음하던 유 교수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강의 비디오를 예로 들며 비디오 카메라가 준비되지 못한 것을 몹시 안타까워했다.

임 감독이 첫 강의 주제로 택한 것은 자신이 영화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연출한 1백여편의 작품을 통해 얘기하는 +영화인생. 그것은 곧 축소된 한국영화사에 관한 것이기도 했다.

특유의 쉼이 길고 어눌한 말투와 독특한 표현, 진솔한 강의 자세는 종종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강의 도중 유 교수와 말을 주고받던 임 +감독은 유 교수와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그들의 친분은 유 교수가 유학차 프랑스에 머물던 시절, 임 감독의 통역일을 +맡으면서 형성됐다. 이 시기를 통해 영화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다는 유 교수의 고백도 이어졌다.

강의의 마지막은 학생들의 질문. 감독으로서의 『창』에 대한 생각이나

코미디 영화 연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소박한 질문에서부터 한국 영화의 발전 방향을 묻는 거창한 질문까지, 학생들의 궁금증은 끊이질 않았다.

대학원생 김정민씨(영화연출 1기)는 “강의 전에는 기대가 크지 않았지만

임 감독의 경험과 현장 얘기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김선래 기자 (news@unn.net) | 입력 : 98-03-23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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