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교수들의 경우 대부분 고용이 승계됐다. 교원확보율을 늘리기 위한 자구책임과 동시에 엄격한 업적평가를 통해 ‘자연도태’를 유도한다는 대학 당국의 포석이 깔려 있다.
◆ 교수인력 ‘구조조정’ 대신 ‘재배치’ 대학들은 통합 과정에서 교수인력은 감축하지 않고 재배치했다. 경원대의 경우 두 대학이 합쳐지면서 전체 학과가 80개에서 60개로 줄었다. 학과가 통합되거나 폐지된 전문대 교수들은 담당 학과를 조정함으로써 대학 소속을 유지했다.
경원대 유인상 교무처장은 "대학교수들과 전문대 교수 대표들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수차례 회의를 가졌고 다소간의 불만이 있었지만 대원칙에 입각해 과감하게 배정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을지대도 고용 승계를 원칙으로 했다. 학과는 기존 26개에서 통합 이후 14개 학과에 3개 학부(8개 전공)으로 조정됐다. 교수 인력은 그대로 유지되며 교원인사규정은 논의 중이다. 김우종 교학지원팀장은 "기본적으로 승계를 원칙으로 했고 인사규정상의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1년차인 삼육대의 경우 전문대(삼육의명대학)에만 있었던 학과는 대학에 과를 신설해 교수들이 대학소속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전문대의 관광중국어·일어 통역과는 동양어학부로, 중국어·일본어전공과 예술디자인 분야는 각각 전공과 학부를 신설함으로써 고용을 유지했다.
◆ 왜 감축 아닌 재배치 택했나? 고용승계는 사전 합의 사항인 경우가 많았다. 대학 관계자들은 "고용 승계를 약속하지 않고서 어떻게 통합이 이뤄질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경원대의 경우 통합진행과정에서 대학과 전문대학교수 대표가 동수로 구성돼 있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 수차례 회의를 통해 교원인사배정원칙을 논의했다.
대학입장에서는 보다 손쉽게 교원확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고용 승계의 명분이 되고 있다. 을지대는 현재 전문대 2.3학년 학생들이 졸업하는 시점에는 교원확보율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합 후에도 교원확보율이 기준에 밑도는 경원대의 경우 2010년까지 신임 교원을 100명 추가 모집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 전문대 소속 교수들 혹독한 경쟁 예고 무난히 고용승계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통합대학의 교수들에게는 혹독한 경쟁이 남아있다. 특히 대학으로 흡수된 전문대 교수들의 경우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년에 마치던 교과과정을 4년 동안 강의해야 하고 박사학위가 없는 교수들은 서둘러 학위를 취득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학들은 전문대 교수에게도 대학 교수에게 적용되는 업적 평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방침이어서 자연스러운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삼육대 박두한 기획조정실장은 "3,4학년에서 강의를 못하면 강의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얻어 승진이나 재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사전에 교수들에게 전문대학과 상황이 다름을 주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삼육대는 이를 위해 박사과정을 밟지 않은 교수들의 학위취득을 독려하고 개별적인 연수를 준비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경원대도 연구년을 활성화해 4년제 강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통합 대학의 교수 1인당 SCI 논문 수를 평가하는 경우 전문대 교수들의 연구 업적이 적어 전체적으로 통합전보다 감소 또는 같아지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대학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를 독려함으로써 전문대 교수들의 중압감은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