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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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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칼럼] 전 한국대학신문 주필
[김우종 칼럼] 이태준의 월북에 담긴 메시지
이태준은 30년대 우리 문학사에서 순수문학계를 대표하는 가장 우수한 작가였다. 그는 사회주의 문학만 활개치던 시대에도 오로지 순수문학을 +고집하며 외로운 자리를 지켰었다.

그러던 그가 분단 후에는 38선을 넘어서 사회주의만 활개를 치는 이북 +땅으로 간 것이다. 이것 때문에 그는 '월북작가'가 되고 우리의 문학사에서 오랫동안 사라져 버렸었다. 그리고 또 북쪽의 문학사에서도 +그의 이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 그가 북으로 간 것은 사실이지만 그를 임화나 이기영이나 또는 남로당 당수 박헌영 등과 같은 뜻의 월북 인사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왜냐면 그는 빨갱이가 아니었으니까.

실제로 그런 정치적 동기나 그런 목적으로 월북했다는 아무 증거도 +없으니까. 소문대로 그가 다만 개인적 동기 때문에 38선을 넘어간 +것이라면 그것은 그냥 월북이 아니라 아마도 다른 중요한 메시지를 지닌 작가의 제스처였을지도 모른다.

도대체 38선이란 무엇인가? 미국이 8·15 직전에 긴급히 소집된

심야회의에서 덜레스와 본스틸 대령을 시켜 30분 안에 만든 점령 분할선이38선이라면 그것은 우리 민족의 의사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

그렇다면 내 땅 내 마음대로 다니는데 너희들이 무슨 상관이냐 하며

38선을 무시하고 다닐 배짱 있는 지식인 몇 명쯤은 반드시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리고 그런 민족적 주체성을 강력한 메시지로 전달했던 것이 +이태준의 행위였지 않았을까?

이런 추측이 맞으려면 왜 그는 그 후에 되돌아오지 않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시인 정지용을 시켜서 "이태준 돌아오라"고 공개편지를

띄우게 하며 미처 날뛰는 판에 그가 어떻게 안심하고 돌아올 수 있었을까?

또 북쪽이 제발로 걸려든 큰 물고기를 놓치려 하지도 않았을 터이다.

이런 의미에서 분석해 본다면 이태준은 우리 민족이 가야할 바른 길을 +혼자 외롭게 가다가 희생된 유일한 문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이태준처럼 분단을 거부하고 마음의 장벽을 쌓지 않고 살았다면 +전쟁도 없었을 것이고 통일이 이렇게 멀지도 않았을 것 아닌가?

독일은 수일 전에 통일 10주년을 기념하는 큰 행사를 가졌었다.

그들에게도 38선 같은 장벽이 있었지만 마음의 장벽은 쌓지 않았기 때문에 강대국들도 그들의 통일을 막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본지주필·문학평론가)

김우종 칼럼 | 입력 : 99-11-19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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