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캠퍼스(정문사업 포함)’ 겸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원’ 조성을 위해 문묘 일대 환경을 개선시키려던 성균관대는 지난 10년 동안 문묘 앞을 흉물스럽게 가로막고 있는 20여평 1층짜리 무허가건물을 공시지가 수배의 가액으로 매입을 시도해 왔지만 소유주가 해마다 매매가를 인상하며 계약을 미뤄 사업진척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 무허가건물은 시유지였으나 점유권이 인정된 것으로 시세는 2억4천만원대라는 것이 주변 중개사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그러나 소유주는 지난 96년 성균관대 재단으로 삼성그룹이 들어왔을 때 10억대를 요구하다가 최근 문묘일대의 세계문화유산등록 예기가 나오자 25억대를 요구하는 상황. 현재 소유주는 성균관대 부근 별도의 고급주택에 거주중이며 외부와의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조일훈군(경영4)은 “대학은 공원을 조성하고 문화재 관광자원을 개발해 지역사회에 많은 혜택을 주려하는데 주민들은 대학을 돈다발로만 보는 것 같다”며 “매매대금이 결국 학생들 등록금이라는 점을 외면하고 몇평 채 되지도 않는 건물을 가지고 ‘팔자’를 고치려는 분위기가 주민들 사이에 팽배하다”며 주민들의 이기심을 안타까워했다.
성균관대 전략기획팀 노종대 계장은 “문묘일대가 소중한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인식을 대학구성원과 주민들과 정부가 모두 공유해야 할 것”이라며 “이 일대를 문화재보호지구로 지정해 토지수용을 해서라도 소유주와 유사 지역주민들의 어긋난 투기욕 풍조를 크게 각성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로구 문화진흥과 김대은 팀장도 “성균관 일대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에 충분한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있어 문화재청과 긴밀하게 협조중”이라고 말했다.
김팀장은 또 “사적 소유권은 보호돼야 마땅하지만 그 권리가 남용돼 만인이 함께 누릴 행복을 제한시키고 세계문화유산급 문화재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국가적 큰 손실”이라며 “투기성이 짙다는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는 데로 토지 ‘수용’을 통해서라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성균관대 내에는 공자의 위패를 모셔놓은 대성전과, 한국유학의 본산지이자 조선조 왕립대학이었던 성균관, 하마비, 비천당 등 국보급 문화재들이 소재해 있으나, 최근까지 부근엔 쓰레기집하장이 위치해 있었다. 또 문제된 무허가건물 지하에는 조선시대 아름다운 돌다리로 유명한 ‘반교’와 무명의 문화재 등이 복원되지 못하고 매립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그동안 대학과 지역주민들 간에 있어왔던 부동산매매 관련 이해대립 사례 가운데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된 경우로서, 추이에 따라 대학가 일대 주민들의 투기욕을 각성케 하는 선례가 될 전망이다.
아름다운 캠퍼스조성을 위한 성균관대와 세계문화유산 보호라는 지자체의 노력에 주민들의 공익의식이 얼마나 조화로운 결과를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