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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 의미 살리고 ‘낭만’ 되찾는다
젊음 발산 동시에 지성의 자기 정립 계기돼야
‘월드컵 성공개최’ ‘반미 표출’이 양대 흐름
'시장판’ 축제 비판 수용···전통추구·봉사행사 다양
젊음을 불사르자! 낭만을 되찾자!

푸르름이 더해가고 있는 캠퍼스에 정열을 표출하는 싱싱한 몸부림이 시작되고 있다. 단순한 젊음의 열정이 아닌 대동(大同)의 축제를 통해 자아를 확인하고 미래를 구체화하고자 하는 어울림이다.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전국 대학의 축제는 우선 캠퍼스 생활에 맛을 들인 새내기들의 설레임으로 시작된다.

전통놀이와 락 페스티벌 등 젊음을 발산할 수 있는 질펀한 놀이 속에서 함께 하는 문화를 체험하고 이를 통해 대학인의 자세를 재정립하는 하나의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성인들이 안고 있는 발전성과 고민의 흔적들도 곳곳에서 읽을 수 있다.

올 대동제는 이달말부터 전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월드컵 분위기를 캠퍼스에서 먼저 펼쳐 보인다는 의도가 강하게 내포돼 있다. 21세기를 떠안고 갈 젊은 지성들의 자기 정립으로 해석된다.

아주대 영남대 인천대 등이 계획하고 있는 ‘월드컵 성공기원 마라톤’ ‘16강 기원 축구대회’ ‘월드컵 응원전’ 등 월드컵 관련 행사는 대학마다 명칭은 다르지만 세계의 제전에 대학생들이 앞장서겠다는 공통된 의지가 돋보인다.

월드컵 관련 행사는 대학생들의 생기발랄함과 열정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측면에서 대부분의 대학들이 다양한 형태로 기획돼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악의 축’ 발언, ‘F-15기’ 도입 건 등으로 악화된 대학생들의 반미감정 표출도 올해 대동제의 한 흐름이다.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는 미국에 대한 비판은 대학내에 만연된 신자유주의 시장논리에 대한 거부이기도 하다.

낭만과 젊음을 사라지게하고, 진리의 추구보다는 경쟁이 최선이 된 ‘시장판’과도 같은 오늘의 대학을 대학생들 스스로가 진단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또 축제 기간에 영·호남과 서울지역 6개 대학이 공동으로 전개하는 ‘북한동포 담요 보내기 운동’은 민족이 처한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측면에서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인들이 선도적으로 나서 평화와 화해를 도모하고 남북교류의 확산과 함께 대학인들의 통일의지를 다진다는 취지에서다.

경희대, 계명대, 동아대, 영남대, 조선대, 원광대 등의 대학생들이 출연해 무용·국악·합창 등의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올해 대동제의 또 다른 특징은 학생회가 운동권이냐 비운동권이냐에 따라 행사내용이 상반되는 부분이다. 운동권이 학생회를 구성한 대학의 경우 반미, 전쟁반대 등의 행사가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비운동권에서는 학생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함께 즐기는 행사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서울대총학생회 과반특별위원회 이상훈씨(경제 4)는 “대동제의 큰 흐름을 전쟁반대, 반미등에 초점을 맞추고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쪽으로 잡고 있다”며 “과거의 중앙집중 행사가 참여율을 낮춘 측면이 있어 자치단위 중심으로 대동제를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비운동권의 성균관대 총학생회 문화팀 이승목씨(독문 2)는 “그동안의 대동제가 일부 학생들에 의해 주도돼 전체 학생들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며 “딱딱한 분위기를 가급적 배제해 재미있고 젊음을 발산할 수 있는 대학축제가 되도록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성이 강조되는 대학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처럼 대학간 대동제의 성격이 큰 폭의 시각차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축제의 성과물은 앞으로의 대학문화 흐름을 좌우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3년 전부터 진정한 놀이문화가 사라지고 시장논리만이 판을 치고 있다는 ‘대동제 무용론’의 목소리가 대학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젊음의 발산과 함께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같이 고민하는 진지한 논의의 장은 점차 자리를 잃고, 축제기간 캠퍼스는 ‘좌판’만이 성황을 이루는 장터로 변모해온 것이 사실이다.

고려대 이필상 교수(경영학)는 “대학축제는 젊은이들이 마음껏 젊을을 표출하면서 사회의 아픔을 함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고민의 장이 돼야 한다”며 “대학인들은 사회를 바꾸기 위한 각종 행사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는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서 가졌던 문제에 대한 비판의식과 사명감이 다소 떨어졌다곤 하지만 지성인이라면 시장논리에 매몰돼선 안된다”며 “이기주의, 편의주의 등에 빠져 단순히 즐기자는 데에만 몰두하는 축제는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대학구성원들 대부분은 같은 인식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동제는 어느 해보다 다양성과 자율성이 강조되는 프로그램이 크게 늘었다.

고유의 전통놀이를 과감히 배치하고 사회봉사 프로그램이 상당수 눈에 띄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말해주고 있다.

또한 경쟁과 물질적 풍요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바람의 확산을 우려하며 상아탑 본연의 진리탐구와 정의추구를 지향하는, 낭만을 되살리자는 움직임이 이번 축제에서 곳곳에 베어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축제로 나아가고자 하는 노력도 엿보인다.

‘크게 함께 한다’는 의미를 되살리는 쪽으로 젊음을 만끽하려는 기운이 이번 대동제에서 느껴지고 있다. <이대희 기자>

이대희 기자 (news@unn.net) | 입력 : 02-05-08 오후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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