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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 사외이사 겸직 어떻게 볼 것인가>
“지도층 불법 용납 안돼” VS “기업과 대학 모두에 이익”
“합법이냐 불법이냐가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한다. 사회지도층으로 분류되는 대학교수가 실정법을 무시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일반 국민들에게 법의 준수를 강요할 수 있겠는가.”(한국방송대 김기원 교수)

“기업에 대한 감시와 조언을 하는데 전문가 집단인 교수들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본연의 임무인 강의에 지장을 주지않는 선에서의 참여는 대학과 기업 모두에 도움이 된다.”(서강대 김광두 교수)

교수의 사외이사 겸직 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 96년 사외이사 제도가 도입된 데 이어 98년부터 상장회사법상 기업체의 사외이사 선임이 의무화되면서 부터다. 여기에 지난 2000년 8월 송자 전 연세대 총장의 삼성전자 사외이사 시절 실권주 인수와 삼성자동차 부채인수 결의 등의 전적이 불거져 논란이 본격화됐다.

논란의 핵심은 국내 주요 상장사에 포진해 있는 3백명에 가까운 교수들의 사외이사 겸직이 실정법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더구나 “사회인을 배출하는 대학의 교수가 법과 제도를 무시하면서 어떻게 학생들에게 원칙을 강조할 수 있겠느냐”며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서울대 이기준 총장이 사외이사 사퇴를 발표한 것도 ‘총장이 개별기업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느냐’는 시비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방송대 김 교수는 특히 “금융기관 등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기업들이 경영진의 방침과 일치하는 사람들로 사외이사를 채우고 있다”며 “교수 여부를 떠나 이러한 방식으로 선임된 사외이사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돼 감시의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교수의 사외이사를 금지한 현행법을 손질하는 것과 함께 주주 등 이해관계인이 참여해 사외이사가 선임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사외이사직을 갖고 있는 교수들은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기업들이 전문성을 갖춘 집단을 선택하게 됐으며 이는 사회적 필요에 부응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사외이사직 수행이 영리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데다, 암묵적으로 교수의 사외이사 겸직을 인정해온 교육부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현행법을 거론하며 불법성을 주장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강대 김 교수는 “현재 상장사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교수들 대부분이 전문성에 의해 선택됐으며 경영 참여의 경험이 강의에도 도움을 준다”며 “기업의 요구를 충족하고 사외이사제도와 관련한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현행 국가공무원법의 빠른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학교수의 사외이사 겸직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국회가 관련법의 개정을 서두르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지난 2000년 대하교수의 겸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법률안을 의원입법 형식으로 국회에 상정했으나 2년 가까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지방자치단체와 대통령 선거에만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돼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이대희 기자>

이대희 기자 (news@unn.net) | 입력 : 02-03-26 오전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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