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6천여억원의 국고가 투입된 BK 21 사업 1단계 평가 결과 연구비 중앙관리, 모집단위 광역화 등 제도개혁과 대학의 연구력 향상에는 성과를 거둔 반면 사업목표와 평가지표가 지나치게 선진국 기준에 맞춰져 국내현실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대학 특성을 무시한 제도 개혁이나 교수 연구 활동, 대응자금, 국제협력체제 구축 미비 등이 문제로 지적됐으며, 2단계 사업에서는 연구의 질적 수준 확보와 지적자산의 D/B 구축과 사회적인 공개·활용 여부가 BK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평가는 교육부가 지난달 30일 각 대학 사업단장 1백여명을 초청, 한국학술진흥재단 강당에서 개최한 ‘세계 수준 연구중심대학 육성방향’ 공청회에서 제기된 것으로 정부의 BK 21 사업 중간 평가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연구중심대학육성연구단의 권욱현 교수(서울대. 전기 컴퓨터 공학)는 BK 21 사업 1단계 성과로 △학제 개혁과 연구비 중앙관리 △연구인력의 생활비 지원과 해외연수 등을 통한 경험 축적 및 양성 효과 △SCI급 논문수 증가 등 연구실적 향상을 들었다.
권교수는 그러나 “연구중심대학은 교수와 학생이 공동 연구를 통해 결합돼야 하지만 BK 사업은 초기 타부처와 차별을 위해 연구인력 지원에만 초점을 맞췄다” 며 교수나 연구비, 실험실습비 등의 지원과 타부처 연계 프로그램 개발에도 정부의 지원 폭이 확대돼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권교수는 특히 “획일화된 학부제 적용은 많은 문제가 있으므로 대학별 교육목표에 따라 학부제나 학과제를 다양하게 선택토록 하고, 대응자금 확보 및 국제협력에 대한 철학과 지원 방향도 재검토해야한다”며 지적자산의 축적과 활용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포항공대 분자·생명과학부사업단의 채치범 교수(분자 세포생물)는 고정된 사업예산과 평가지표의 부적절성, 사업단 운용 기준의 빈번한 개정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특히 “양성된 인력과 연구 논문의 D/B를 통한 사회진출 및 기여 추적과 고급인력 수용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고는 장차 BK 사업은 실패할 사업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6개 사업단장의 주제 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진 이번 공청회에서는 또 BK 사업을 둘러싸고 진행된 과다한 회계감사와 설문조사도 도마에 올랐다.
서울대 기계분야사업단의 이동호 교수(기계항공)는 “BK 21 사업을 놓고 일부 문제를 전체로 확대해석해 대학 자체 감사에서부터 교육부와 학술진흥재단 감사, 감사원 감사 등이 중첩됐으며, 과다한 설문 조사와 자료 제출 요구로 사업단들이 몸살을 앓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성균관대 동아시아·유교문화사업단의 임형택단장(한문교육)은 “현재 BK 21사업이 안고 있는 최대의 문제는 대학 구조와 연구·교육시스템의 거시적 이념과 방향에 대한 청사진이 부족해 단순한 연구비 지원사업으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정부내에 전문연구기획팀의 상시 가동과 고등인력에 대한 활용방안에 대한 정책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