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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대학 정책 분야별 전망
지방대 육성, 교원 우대책, 사학 개혁 의지 집중
기본 골격 유지 속 변화 틀 마련
교육재정 확보, 대학 예산 증대 난제

노무현 후보가 16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교육 정책 변화에 대학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정부의 국정 청사진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이 마무리되는 2월 중순경 세부 가닥이 잡힐 예정이지만 ‘교육을 국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겠다’고 밝힌 노 당선자의 발언에 비춰 교육계 안팎의 시선을 받으며 국정 운영 전반에 비중 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본지는 노 당선자의 대선 교육 공약을 토대로 새 정부 교육정책의 중심 기조를 미리 점검하는 한편 세부 현안에 대한 정부 당국과 대학가 시각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진단하는 특집 지면을 마련했다. <편집자>

노무현 당선자측 교육정책의 5가지 중심 기조는 △자율과 다양성을 통한 희망의 교육, △머물고 싶은 학교와 신뢰받는 교원, △학벌사회에서 실력 사회로, △획일적인 교육을 다양성 교육으로, △타율적인 학교를 자율적인 학교로 바꾸겠다는 것 등이다.

이에따라 대학 정책의 중심 기조는 대학 자율 확대와 자치권 확립 및 교육재정 추가 확보 등을 통한 권역별 발전을 화두로 내세울 전망이다.

특히 새 정부는 그간의 교육정책에 대한 기본 골격을 유지한 가운데 교원처우개선이나 지방대학 육성, 사립학교법 개정을 포함한 지방 자치 확대 실시와 입시제도 개선 등을 통해 점진적인 개혁과 변화의 밑그림을

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분야별 주요 현안을 조명한다.

◇ 교원 우대 정책 : 교원 정년단축과 처우개선 문제는 DJ 정부 들어 공교육 붕괴의 원인으로 지목될 만큼 논란이 가열됐다는 점에서 새 정부 교육개혁의 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교원 우대 정책의 근간은 교원이 전문직으로서 자부심을 갖도록 교원 우대와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우수 인재의 교단 유인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핵심.

우수교원확보법 제정과 교원 승진 전보 제도 개선, 전문성 향상을 위한 전용연구실 확보와 연수 기회 확대 및 문화 활동 지원 등의 교원 복지 제도 확충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도 이런 이유다.

공약 개발에 참여했던 새천년 민주당의 이재정 의원은 당선 직후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전문성을 갖춘 교원이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교육 관련 문화 활동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복지 혜택을 늘리자는 것이 노당선자와 민주당의 기본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당선자 역시 ‘신뢰와 존경받는 교원 양성’을 교육정책 공약의 5대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어 가시적인 조치가 취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교원 정년 문제는 일관성 확보 차원에서 현행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정년 연장을 요구해온 일부 교육 단체들과 논란이 예상된다.

◇ 교육재정 6% 확대 : 교육개혁의 청사진은 무엇보다 정부의 재정 확충 의지가 관건. 때문에 이번 대선 기간 중 각 후보 진영간에는 바로 국가 재정에서 교육재정이 차지하는 비중을 어느 정도로 정하고 이에 걸맞는 교육공약을 개발할 것인가가 가장 어려운 문제였다는 후문이다.

GDP 대비 7% 교육재정 확보를 공약한 다른 후보 진영과는 달리 노무현 당선자측이 GDP 대비 6%로, 그것도 임기내에 점진적으로 달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경제와 안보 사정을 종합 고려하는 국내 현실에 비춰 교육재정 확보가 어느 정도 어려운 것인지를 짐작케한다.

노당선자측은 재정 확대와 관련,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법정 교부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지방자치단체 전입금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추가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입장. 조세재원의 발굴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재정개혁을 단행해 구조를 단순화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교육재정 투여 방식을 정책목표 연계 투자방식으로 전환하고 우선순위를 재조정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 우선 순위에 따른 공약사항 실천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교육부 고위 관계자들은 노당선자의 교육 공약 중 GDP 대비 6% 재정 확보 방안은 현실적으로 5-6조원의 추가 세수가 확보돼야 하는 만큼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대학예산을 OECD 평균 수준인 GDP 대비 1% 수준으로 확보하겠다는 것도 국내 현실을 고려하면 매우 파격적인 조치.

장기원 대학지원국장은 “교육 예산 확보 문제는 국가 전체의 운영 기조와 관계되는 만큼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며 “다만 예산이 추가 확보된다면 상대적으로 소외된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될 수 있으며, 대학교육의 경우 특히 연구개발 분야(R&D)에 대한 지원 폭 확대가 전체 국가 발전 차원에서도 시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 대학 자치 확대와 사학 개혁 : 분권화와 민주화 및 학교자치를 확대해 단위 학교의 자율 운영체제를 확립해 나가겠다는 것이 기본 생각.

이를 위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정비와 ‘사립학교법’ 개정, 별도의 ‘사학진흥법’ 제정 등을 통해 사학 운영의 민주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노 당선자측 진영의 기본 생각이다.

여기에는 교육계 안팎에서 논란이 돼 왔던 교수회를 법제화하고 대학 자치를 강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주목된다.

‘사학진흥법’ 제정은 재정 악화를 호소하는 국내 사학들의 대체적인 의견을 반영한 결과여서 교육재정의 추가 확보와 맞물려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사항, 반면 ‘사립학교법 개정’ 이나 ‘교수회 법제화’는 개혁 성향의 노무현 정부로서도 풀어가기 어려운 난제로 여겨진다.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사학법 개정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측되지만 법 개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치권과 이해당사자간 시각차가 워낙 첨예해 지난 2년간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한 현실이 이를 대변한다.

교수노조 법제화 역시 대학의 의사결정구조에 교수가 참여하는 문제와 맞물려 난항이 예고되는 사항.

최근 정부안에서 의원입법으로 대체된 ‘국립대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서도 대학의사결정기구 구성 문제는 피해간체 학교회계 도입만이 명문화 과정을 밟는 등 여야간 합의과정이 미지수로 남아 실현 가능성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권역별 지방 대학 육성 : 어느 사안보다 새정부 의지가 실릴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고사위기에 처한 지방대 위기에 대한 해법. 지역차별을 없애고 국토의 균형 발전과 대학 서열화 풍토 개선 차원에서도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노 당선자측 시각이다.

분야별 집중 육성을 통해 서울대와 경쟁할 수 있는 대학을 10∼20개 정도 만든다는 계획도 이같은 시각에서 나온 제안. 이를 위해 ‘지방대학 육성지원법’을 제정하고 지방대학이 지역산업과 연계, 권역별 영역별로 특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인재양성이나 지식정보의 중추기관이 되도록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운용하는 R&D 기금의 지방대 지원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

그러나 지방대 문제는 현 정부 출범 후 지방대 육성위원회의 종합 검토로 발의된 ‘지방대 육성 특별법’이 역차별이라는 정부내 시각과 국회의 반대로 무산된 만큼 차기 정부에서도 여전히 난제가 될 전망. 학계 일부에서는 지방대 위기 해법이 행정 수도의 지방 이전 문제와도 연계돼 간단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고교 평준화와 입시제도 : 현행 고교 평준화 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학교 형태와 교육 프로그램을 특성화·다양화시켜 학생들의 선택 폭을 늘려나가겠다는 것이 기본 취지다. 대입제도 역시 대학과 학생들의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연 2회 이상 실시토록 하며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쉬운 수능 제도 정착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기본 골격.

사실 고교 평준화 문제나 대학입시 보완책은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온 국민의 관심과 이해가 얽혀 있어 교육계 내외에서조차 논란거리로 자리하고 있는 사항. 특히 평준화 틀을 유지하면서 특성화고교와 특수목적고를 늘려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은 '일류고'를 만들어 학벌주의, 연고주의를 부추길 우려가 있으며, 대학 서열화와 학벌 중심의 사회를 지양하겠다는 새 정부 정책 틀에도 맞지 않아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다.

대입제도 역시 수능을 최소한의 자격시험으로 활용하도록 문제은행을 개발해 ‘쉬운 수능’을 만들고 시험횟수는 연 2회 이상으로 늘려 연중 수시지원과 무한 복수지원이 가능하도록 제시하고 있으나 그 자체가 성적 위주의 입시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물적, 인적 비용이 크게 드는 점 때문에 교육부 내에서조차 이견이 많다.

여기에 본고사나 기여입학제는 교육의 공공성과 형평성, 평준화 정책 기조에 도움이 못된다는 입장이고 2005년까지의 대입제도는 기본 틀이 이미 확정돼 있어 입시제도를 놓고 새 정부가 선택할 폭은 그다지 많지 않을 전망이다.

◇ 대학 자율과 기초학문 육성 : 대학교육은 특성화 다양화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전문대는 전공심화과정을 학점인정제와 연계해 전문직업인 양성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기본 취지.

이를 위해 현행 ‘고등교육법’을 정비하고 학력인증제를 도입하는 등 고등교육 질 관리 체제 강화에 노력하며, 선택과 집중의 지원 원칙에 따라 다양성과 특성화를 유도하겠다는 것.

그런데 이같은 기본 방향은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유지 계승하는 차원이어서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는 대학가 일반의 시각을 전면적으로 담아내기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기초과학과 인문학 육성을 강화하고, 이공계 진출 촉진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도 현 정부 정책 기조의 연장선. 다만 대학 강사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현재 강사료를 현실화시키는 선에서 벗어나 지위와 권한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과 사회보장제도 확충을 통해 실질적인 보장책을 강구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를 위해 새 정부는 강의교수제 등의 방법으로 시간강사의 법적 지위를 마련하고 계약기간 확대와 방학 기간에도 임금을 지급하는 등의 강사료 현실화, 의료보험과 산재보험, 국민연금 등의 사회보장제도 확충을 통해 교수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기대된다.

이밖에도 일관된 개혁정책의 추진 이면에는 정치권의 논리와는 달리 법적 구속력을 갖는 위원회와 교육기관장의 임기 보장도 중요한 측면이다. 노당선자측은 교육문제의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교육주체와 교육전문가, 시민사회단체가 망라된 ‘교육혁신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법적 기구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DJ 정부도 5년전 공약을 통해 밝혔지만 교육개혁의 안정성,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특히 교육부총리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함께함으로써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것도 약속했다. 교육계는 노당선자의 이런 의지는 실현 가능한 재원 조달 방안과 이해당사자 설득을 통해 확고한 교육정책으로 자리매김 할 때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무튼 올 한해는 노무현 정부의 교육정책 성패를 미리 점쳐보는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이며,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에게 인적청산과 국민대통합을 통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주목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이일형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01-02 오전 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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