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핵심은 ‘교수회 의결기구화’를 포함한 학칙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적법성 여부의 법리 논쟁이 출발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당국과 교권 단체간에 대학 자율과 교수 권한 범위를 보는 시각이 서로 상이하다는 데 있다.
교수회는 특히 정부가 대학마다의 특성를 무시하고 획일적인 잣대로 정책을 펴는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3개 대학은 교수회 의결기구화를 공식 모색한 모델 캐이스란 점에서 교원 신분 보장과 의사결정과정 참여를 요구해 온 교권단체까지 연대 움직임을 보여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 발단 : 교육부가 11월 초 경북대와 영남대, 경상대 등에 교수회 권한 축소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이 발단.
대학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문의 주 내용은 교수회를 사실상의 의결기구로 명시한 학칙이나 관련 내규는 현행 고등교육법이나 시행령 및 사립학교법 관련 조항에도 위배되는 만큼 12월말까지 교수회를 심의 또는 자문기구로 하는 개정 학칙을 보고하라는 것이다.
교육부는 나아가 해당 대학들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행·재정 제재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못 박았다.
실제로 경북대 교수회는 지난해 11월 교수회를 의결기구화로 개정한 학칙을 승인해 줄 것을 요구하다 ‘학칙의 제.개정, 예산과 결산 승인, 대학원장 및 본부처장 임명 등 주요 학내 정책은 교수회를 거쳐야 한다’는 문구로 현행법에 위배되는 의결기구라는 표현은 피해간 체 사실상 교수회의 권한을 보장받았다.
교수회 권한이 강한 진주 경상대나 영남대 역시 교수회 의결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교수들이 총장임명 등 주요 사항에 대해 간여할 수 있도록 내규로 정한 상태.
특히 영남대는 지난 2월 사립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교수회 권한과 기능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학칙을 만들었으며, 별도 내규에는 교수회가 총장에 대한 불신임도 건의할 수 있도록 규정 했다.
◇ 교육부 입장 : 현행법 테두리를 벗어난 학칙 개정안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식 입장.
이걸우 학사학술과장은 28일 “교수회가 의결기구가 되면 총장이 모든 결정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한 고등교육법 제15조 및 시행령에 위배되고 사립대학의 경우에도 총장선출 규정은 재단 정관에서만 정하도록 사립학교법에 규정돼 있어 현행법령을 어겨가면서까지 교수회의 권한 강화를 허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나아가 대학내 의사결정구조가 교수회에 지배되고 총장 해임까지 할 수 있게된다면 총장이 책무성을 가지고 학교를 이끌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교육부는 학칙 개정안이 보고사항이긴 하지만 이들 3개 대학의 예를 들어 다른 대학들도 덩달아 학칙을 개정하려 든다면 적절한 시기에 제동을 걸어 확산을 막는 것이 대학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내부 시각을 굳이 감추지 않고 있다.
위반사항이 시정되지 않으면 행·재정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 교수회 및 교권단체 시각 : 교육부 재정 지원에 상당수 의존하는 대학들로서는 정부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적 고민. 하지만 대학 자율과 교수 권한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인만큼 현행법 위배 논리만 강조해선 안된다는 것이 교수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경북대 교수회 배한동 의장(윤리교육)은 28일 “정부 예산 지원에 상당 폭 의존해온 경북대로서는 교육부가 제재를 실행에 옮길 경우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어 교수회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응방안을 신중히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의장은 그러나 “교수회 권한 강화는 이미 2년전 교육부와 사전 조율을 통해 결정한 사항인데도 담당 국장이 바뀌자 정책 방향이 바뀐다면 문제”라며 “현앵법 적용에 앞서 학문의 자유와 대학 자율을 보장한 헌법정신을 살리도록 교육부의 적절한 조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영남대 교수회 권오중 의장(사학)은 "교수들이 사실상 재단의 일부 기능까지 담당하는 우리 대학에서 교수회 의결기구화는 대학 발전에 필수"라며 “교육부 지적사항 중 타당해 보이는 일부 조항은 수정해 개정안을 낼 계획이지만 대학마다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대학을 하나로 보는 정책을 펴는 것은 문제”라며 교육부의 거시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교수노조 박거용부위원장(상명대. 영어)는 더 나아가 “교수회를 임의기구로 보는 현행 고등교육법이나 사립학교법은 위헌이며 전국 교수들과 연대해 문제를 풀어나갈 사안”이라며 ”정부는 부당한 간섭을 줄이고 대학 특성에 따라 교수회 권한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도록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