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서울사대파와 진주마피아 등 교육부내 계파간 갈등 청산을 부르짖은 윤 부총리 자신이 서울사대를 졸업한데다 서울사대 출신의 서범석 차관이 취임하면서 후속 실·국장급 인선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관보에 서울대를 나온 정기언 전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낙점하고, 부산대 출신의 김영식 평생교육국장과 동아대 출신의 김평수 교육자치지원국장을 기획관리실장과 서울시 부교육감에 내정한 것은 적어도 특정 학맥을 인선했다는 비난은 피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교육전문가들은 그러나 윤부총리가 말한 계파 청산은 90년대 이후 성격이 다른 두 정부를 거치면서 이미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고 말한다. 특히 진주사단과 영남 진영의 마지막 상징으로 지목됐던 이기우 전 기획관리실장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더 이상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것.
오히려 지금은 일반직과 전문직, 일반직 사이에서도 공채(고시)출신과 비공채 출신간 정서 부조화와 갈등을 푸는 일이 인적 쇄신의 출발이 돼야한다는 시각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교육부 조직과 인력에 대한 진단 평가에서 직군간 업무와 정서 부조화를 잠재된 갈등 요인으로 분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수위는 최종보고서에서 “일반직의 전문직 경시 풍조와 전문직의 뿌리깊은 피해의식으로 상호교류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는 정책 조율 과정에서도 나타나 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간 연계성이 떨어지거나 조정과 통합에 장애가 되는 등 조직의 잠재된 복지부동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직군간 복수직제를 도입해 선의의 경쟁을 시키거나 현행 직무계급제를 직위분리제로 전환해 포괄적 의미의 전문직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이런 이유다.
그렇다고 교육부에 학맥이나 인맥 중심 서열체계가 무너진 것은 아니다. 개인의 능력이나 경쟁력은 별도 문제지만 90년대 이후 교육부 고위 공직자 인선의 뚜렷한 흐름은 서울대 출신의 일반직 고시파가 주류를 형성하면서 요직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능력 위주의 인사 관행을 정착하고, 외부 개방성을 높여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관료화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그런 의미에서 아직도 유호하다.
명목한 세워 운영되고 있는 ‘정책실명제’ 역시 책임 행정의 출발이란 점에서 윤부총리가 풀어야 할 과제다. 물론 이는 4월 중 구성될 교육혁신기구가 정책기능을 담당할 경우 조정이 불가피하겠지만 현안에 대해 소신 있는 행정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은 되새길 점이다.
“법제화 과정을 보면 타부처 공무원들이 잣구 수정 하나에도 물러서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데 반해 교육부 공무원들은 외부 압력에 쉽게 승복해 본래 의도와 다른 모양의 법안이 종종 탄생했다”는 국회 한 고위 관계자의 지적은 교육부가 여전히 귀담아 들어야할 대목이다.
상존하는 전관예우 관행은 교육부뿐 아니라 새 정부가 풀어야 할 관료 사회의 병폐다.
전직 장·차관이 대학이나 관련기관 단체장에 포진하는 일은 교육계에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지난 80년 이후 14명의 교육부 역대 차관 가운데 대학총장이나 이사장으로 넘어간 인사만도 9명에 이른다. 물론 이들의 행정 경험이나 전문성이 교육현장에서 실현되는 점까지 부인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재정 지원의 큰 틀을 교육부가 틀어쥐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와 사학이 쉽게 결탁하고 중요 현안에 이해를 같이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에 있다.
작고한 이수인 의원(무소속)이 15대 국회 때 이들 관료들을 비리사학과 결탁한 ‘교육마피아’로 통칭하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일은 아직도 국회 주변에서 회자되는 일화다.
윤 부총리는 사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공약을 통해 밝힌 교육개혁과 행정조직 혁신 약속에 부응해야 하고, 개방형 임용제 확대와 정책실명제 도입 등을 통한 교육부 인적 쇄신과 책임행정 구현에도 기여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 수장으로 적어도 이 두 가지 문제를 풀었을 때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한 부총리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