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교육시장 개방에 대한 시각차가 워낙 크고, 부처내 이견도 만만치 않아 이 문제는 여전히 새 정부가 풀어야 할 ‘뜨거운 감자’로 남게 됐다.
윤덕홍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지난 21일 과천 종합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정치권 및 교육 관련 단체들의 반대를 들어 1차 양허안 제출 유보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교육 개방은 이미 2년 이상 검토해온 사안이며 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맞섰다. 외교통상부 등도 대학 고등교육과 성인교육에 한정해 이미 개방된 정도의 내용만을 포함시키자고 설득했다.
윤 부총리는 이에대해 교육부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며 관련단체들의 의견수렴 절차도 거쳐야 한다는 점을 들어 어려움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이 문제는 최종 결론이 유보된 체 김 부총리와 윤 부총리,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 등 3명이 다시 만나 매듭짓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정부내 다른 부처가 교육부 입장에 반대하는 것은 양허안 제출 유보가 문제 해결보다는 오히려 협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협상 실무부서인 외교통상부는 “개방이 불가피한 만큼 제대로 된 전략을 짜야 하며, 백지 상태에서 협상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그러나 “교육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정부가 1차 양허안 제출을 유보하는데 그치지 말고 교육개방 철회를 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와 교수노조, 문화연대 등이 참여한 ‘WTO 교육개방음모 분쇄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는 “양허안 제출은 교육주권을 짓밟는 21세기판 을사보호조약”이라며 각종 집회와 농성을 통해 정부를 압박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교육시장이 개방될 때 직접 영향권에 드는 대학당국은 교권단체들의 반대와는 달리 교육시장에 대한 준비는 물론 적극적인 대응책이나 이렇다할 의사 표명을 하지 않아 대조됐다. 대학본부 관계자들은 당장 발등의 불인 학생수 체우기에도 급급한 마당에 교육시장 개방 전략을 세우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편 정부가 외교상의 관례라며 공개를 꺼리는 외국의 '개방요구안'과 '개방계획서'에는 미국과 뉴질랜드, 호주 등 10개국이 동양의학, 교육테스팅 서비스, 학생 알선 등 모든 교육 분야에 양허를 요구했으며, 초, 중등 부문까지 완전 개방을 요구한 나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