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6일 IMD 평가 결과 교육 분야 평가 항목 대부분이 중·하위 수준의 경쟁력을 보이는 것에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평가 방법과 항목상 적절성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교육부는 특히 IMD 평가에 즉각적인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교육재정에 대한 정부의 투자 우선 순위 조정 등을 기대하며 사회적으로 미칠 파장에 예의주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 IMD 평가 : IMD가 전 세계 60개 국가(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4 IMD 세계경쟁력연감(The IMD World Competitiveness Yearbook 2004)’ 평가 결과 한국은 국가 경쟁력이 35위로 평가돼, 지난해 37위에 비해 2단계 상승했으나 아시아 태평양지역 15개 국가 중에는 12위로 태국(10위)과 인도(11위)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 이상인 세계 34개 경제대국 중에서는 28위로 이스라엘(27위), 포르투갈(30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인구 2천만명 이상의 30개 경제 국가 중에는 한국이 15위(2003년 13위)로 미국(1위), 캐나다(2위), 호주(3위), 대만(4위), 말레이시아(5위), 중국제장성(6위), 독일(7위), 영국(8위), 일본(9위), 중국(10위), 태국(11위), 프랑스(12위), 스페인(13위), 인도(14위)의 뒤를 따르고 있으며, 아시아권에서는 인도 마하라슈트라(16위), 필리핀(22위), 인도네시아(28위) 만이 한국보다 경쟁력이 낮았다.
경제운영성과, 정부 행정 효율, 기업 경영 효율, 발전인프라 구축 등 4개 분야에 걸쳐 실시된 이번 IMD 평가에서 부문별 경쟁력은 편차가 크게 엇갈렸다.
우리나라의 경우 광대역 통신 이용자수(1위), 연구개발인력 1인당 특허권 획득수(3위), 인터넷 사용자수(5위), 총 연구개발비 지출 GDP 비중(10위) 등의 항목에서는 최상위 수준을 보인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53위), 대도시 생계비지수(55위),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 GDP 비중(54위) 역시 최하위 수준을 나타냈다.
◇ 교육 분야 : IMD 평가에서 특히 문제가 된 분야는 13개 평가 항목에 걸쳐 실시된 교육관련 부문의 인프라 투자 지수. 교육 분야 경쟁력이 44위에 그치고 대학교육의 경쟁력은 최하위 수준인 59위로 평가되면서 국가경쟁력을 갉아먹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IMD는 이와관련, △‘대학 이상을 졸업한 학력수준’이 조사 대상국 가운데 5위에 위치하는 등 최우수급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대학교육의 유용성’이 최하위 등급인 59위로 나타났으며, △‘대학과 기업간 고등교육 지식 전달체계’ 역시 최하위인 59위로 평가했다.
IMD는 또 기업인들의 의식을 들어 조사 대상국 중 52위에 오를 만큼 △‘자격이 있는 엔지니어를 국내시장에서 찾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렸으며, 복잡한 경제활동에 대응하는 △‘재무관련 교육 경쟁력’도 51위로 매우 낮게 평가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은 52위에 오를 만큼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으며,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 △‘교육재정’이 GDP대비 3.6%로 세계 평균 5.1%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점을 세계 52위 평가를 내린 근거로 들었다.
IMD의 한국측 파트너로 4백여명의 기업 CEO 대상으로 설문 작업에 참여한 경쟁력 평가원은 “이렇게 교육에 대한 정부 투자가 부족하다보니 초등학교에서는 △‘교사 1인당 학생수’가 세계평균 19.66명보다 월등한 32.1명으로 세계 56위에 해당했으며, △중·고등학교에서는 20.1명 (세계평균 16.42명)으로 세계 49위에 랭크되는 상황이 빚어졌다”고 분석했다.
경쟁력 평가원의 정진호 원장은 “인간개발은 가정과 학교, 대학과 정부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도 항상 부족한 과업”이라며 “인간의 잠재능력을 개발하는 것은 역경을 이겨내는 힘이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보험으로 기업이 가장 현명한 인간개발 투자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평가 방식 논란 : 그러나 IMD 평가는 그간 교육부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이 산출 가능한 지수와 교육여건을 분야별로 고려해 결론을 도출해온 평가 방식과는 전혀 다른 잣대를 활용, 논란의 여지도 남기고 있는 실정.
IMD가 1989년부터 실시해온 ‘국가 경쟁력’ 평가 척도는 경제 단위가 높은 60개국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지만 정부가 기업 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업 경영 환경 개선 능력에 초점을 맞춘 상대 평가라는 점에서 그간의 평가와는 접근방식에 차이가 크다.
IMD는 국가경쟁력 평가항목으로 3백23개 지표를 사용하지만, 이 가운데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통계지표(hard data) 1백29개와 정성평가가 포함된 설문지표(softdata) 1백12개를 중심으로 4개 부문 20개 항목의 순위를 매기는 방식을 쓰고 있다.
문제는 평가 결과에 중요 잣대가 되는 설문 조사의 경우 기업 CEO에 국한되고 정작 당사자가 되는 교육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부분 배제되고 있다는 점에 있다. 특정 계층의 의식만으로 부문별 경쟁력을 평가하는 것이 어느 정도 사회에 유의미한 결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느냐는 것이 교육부 시각.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6일 교육부문 경쟁력이 최하위로 평가된 이번 조사에 대해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평가 대상 선정에 문제가 있고 특정계층을 대상으로 한 주관적 평가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라며 “조만간 정책연구를 통해 국제 비교도 가능한 합리적인 평가 모형을 자체적으로 만든다는 것이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그러나 국가의 교육재정 투자 수준 등 산출 결과가 명확한 정량평가에서조차 국내 경쟁력 순위가 최하위로 밀리고 있는 점에 대해, 오히려 파장이 확산될 경우 교육재정투자 우선 순위 조정 여론이 이는 등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