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수능의 난이도나 점수 분포보다 교육부가 사교육비 경감대책 차원에서 운영 중인 EBS 수능 강의와 어느 정도 연계, 출제됐는지에 더 관심이 쏠렸다. EBS 수능 강의 연계 방침을 재검토하라는 지적도 나와 교육부 방침 변화에도 시선이 모아졌다.
◇ EBS 강의 출제 = 평가원은 이번 모의평가에서 그간의 교육부 방침에 따라 수험생들이 EBS 수능방송 및 인터넷 강의와의 연계를 체감할 수 있도록 영역·과목별 특성에 따라 지문을 확장 또는 축소해 사용하는 방법, 도형·삽화·그림을 사용하는 방법, 상황을 활용하는 방법, 중요 지식이나 개념·원리·어휘를 활용하는 방법 등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평가원의 정강정 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수능강의를 듣지 않은 학생에게 특히 불리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강의를 잘 들었다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있다”며 “교육과정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학교교육을 충실히 들은 학생들도 쉽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제위원장인 고려대 노명완교수(국어교육)는 "EBS 수능강의의 반영비율은 정확히 계산할 수도 없고 해석하기 나름"이라면서도 "EBS 강의를 충실히 들은 수험생이라면 `익숙한 문제가 출제돼 공감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가운데 EBS는 이날 보도 자료를 내고 EBS 수능방송 및 인터넷 강의 내용이 영역 및 선택과목별로 55~90% 반영된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EBS는 “언어영역은 전체 60문항 중 86.7%인 52문항이 EBS 수능강의 교재의 지문이나 내용, 유형, 자료 등과 연관됐다"며 영역별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 연계 논란과 전망 = 그러나 이날 시험을 본 수험생과 학원가에서는 EBS 수능 강좌와의 연관성에 대해 의견이 제각각이어서 논란이 이어졌다.
입시학원들은 "지문이 대부분 교과서에 수록돼 수험생에게 익숙한데다 EBS 수능강의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참고서에서 다뤄지는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수험생들도 "문제 유형이 EBS 교재에서 본 것이 있지만 대부분 다른 문제집에도 나와 있는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처럼 적중률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교육과정평가원과 출제위원단이 수능강의 교재의 문항을 그대로 베끼지 않고 변형한데다 교과서나 교육과정에 충실한 문제를 위주로 출제하다보니 수험생들에게 익숙한 문항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강정 평가원장은 “교과서든, EBS 수능강의든, 기출문제든 문항을 똑같이 출제한 것은 없다”며 “항간에 EBS 강사들에게 출제 전 강의 내용을 요점 정리해 평가원에 제출해달라고 했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EBS 강의와 수능을 연계하는 교육부 방침에 대해서는 논란도 이어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EBS 수능강의는 공교육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보조수단 으로 공교육 정상화를 위협하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EBS와 수능시험의 연계 방침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또 “수능시험을 EBS 수능강의와 연계시키겠다는 정부방침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공교육 전체를 수렁으로 끌고 가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덧붙였다.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이에대해 지난 2-3일 열린 고려대와 방송대 특강에서 “현재 중3생이 대학에 들어가는 2008학년도부터 대입제도를 대폭 자율화하겠다”며 “국가가 한 약속인 만큼 EBS 수능 강의가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본시험과 연계시키겠다”고 말해 사실상 논란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