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박찬석 의원이 지난해 11월 24일 국회의원 41명의 동의를 얻어 발의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은 당해연도 내국세 총액의 7.6%를 고등교육기관의 운영을 위해 지원토록 법에 명시하자는 것이 법안의 주요 골자다.
이는 고등교육에 지원되는 정부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초·중등교육처럼 대학에도 세금의 일정 비율을 법으로 정해 교부금 형식으로 지원하자는 것이 입법 취지.
대학가에서는 그간 국내 교육 예산의 87%가 초·중등교육에 집중 지원되는 현실에서 적어도 OECD 평균치인 GDP 대비 1%는 고등 교육 분야에 배정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이렇게 될 경우 현재 3조3천여억원에 불과한 고등교육 지원 예산이 7조6천여억원으로 두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대학가에서는 특히 참여정부 출범 초기 교육부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재정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어느 때보다 기대 심리가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19일 법안 발의 후 5개월이 지나서야 처음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에서는 의원 대부분이 입법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예산 확보와 사용 방식 등에 대해 문제제기가 잇따라 교부금법 제정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예산을 확보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보통교육과는 달리 대학교육은 수혜자가 한정돼 있는 만큼 형평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진수희 의원도 “현 시점에서 무조건 지원하는 것은 부실 대학을 양산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학 구조조정 성과를 검토해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지병문 의원은 “교육 예산 확보는 노대통령이 이미 GDP 대비 6%로 공약했고 당시 한나라당 공약도 7%선이었는데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심했는지 묻고 싶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초당적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인영의원도 “교육재정 확대를 법으로 규정하는 문제가 쟁점인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교육부가 먼저 예산 편성과 관련된 윤곽은 물론 대체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고등교육 재정이 OECD 국가와 비교할 경우 현저하게 낮지만 교부금법 재정을 통해 추가 재원을 만드는 문제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획일적인 지원보다는 평가에 따라 교육 질이 높아지고 특성화의 가능성을 보아가며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그러나 “대학 경쟁력이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R&D 예산 조정 등을 통해 대학 지원 예산이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배석했던 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이기호 사무총장은 이에대해 “고등교육 지원 예산을 늘리는 것은 전국 대학 총·학장의 일관된 바람이고 참여정부의 약속인데 예산 확보 문제로 지연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대로 가서는 안 되며 정부가 별도의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