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신년 벽두부터 불거진 이기준 신임 교육부총리의 낙마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사회에 만연한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 불감증 못지않게 교육 수장을 선별하는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과 절차에 당혹스럽다.
국가 백년대계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이 이처럼 도덕성 시비로 여론의 도마에 올라 허망한 3일 천하의 여정을 마감한 것도 문제지만 제대로 된 검증 없이 개인은 물론 정부 위상을 추락시킨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과 대응자세는 그냥 넘기기에는 교육계에 너무도 큰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시비에 휘말릴 인사를 선별한 청와대 안목도 안목이려니와 해명과정에서 내세운 명분들이 모두 허술하거나 거짓으로 판명되면서 도덕성과 개혁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겠다던 참여정부의 기본적인 인선 잣대마저 흔들리고 있다. 인사검증시스템의 전면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연유한다.
사실 정찬용 인사수석은 그간 정무직 인재풀 1천2백여명의 데이터베이스(DB)에서 후보들을 선별해 인사추천회의와 총리 협의를 거쳐, 3명을 압축해 노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는 `절차'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제한된 인재풀일 경우 후보군이 몇배수라 하더라도 주변의 추천이 강력할수록 유력한 후보 한명으로 쏠림 현상이 생겨 형식적인 절차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3일 동안 30명을 검증했다"는 박정규 민정수석의 표현처럼 무언가에 쫓겨 전쟁을 치르듯 사람을 고르려는 청와대 인사 패턴과 절차의 조급함에서도 이미 문제가 내제돼 왔다는 지적이다.
교육 시민단체가 청와대의 부실검증과 거짓해명 등 이 부총리 추천과 검증 과정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의 사퇴와 인사검증시스템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실 교육부총리와 대통령 임기를 함께 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약속은 초대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물러나면서 원하든 그렇지 않든 지킬 수 없는 공약이 돼 버렸다,
더구나 이부총리의 낙마로 4번째 교육부총리를 지명해야 할 상황이라면 더 이상 명분이나 이상에 쫓길 이유도 없다.
노대통령은 이제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이 나라 교육을 이끌 수장의 무게에 걸맞는 도덕성과 청빈함, 개혁성을 두루 갖춘 인사를 시간을 두고 차분히 가려내야 한다.
인사는 만사다. 교육개혁이나 경쟁력 강화는 그 다음의 일이다.
노대통령의 네 번째 카드가 국민 불안을 날려줄 장외 홈런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