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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3불 정책, 사학법 놓고 설전
교육위, 21일 교육부 확인 감사......여야간 시각차 엇갈려
2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부 확인 감사는 교육계 최대 현안으로 부각된 고교등급제 파문과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의원들의 질의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교육부 3불 정책 고수와 사립학교법 개정 불가피론을 외치는 정부 여당과 기본 방향이 잘못됐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한나라당간 시각차가 커 설전이 이어졌다.

◆ 3불 정책 도마 올라 =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대학의 학생선발권을 제한하는 교육부의 이른바 3불 정책은 대학에 대한 명백한 규제이며 전형적인 관치교육의 발상”이라며 대학들의 학생 선발권과 고교 내신 부풀리기 관행에 대한 교육부의 대처방안을 따져 물었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도 “교육부 3불 정책은 결과적으로 대학 고유의 학생 선발권을 침해하는 정책”이라며 “교육부가 대학의 학생선발을 간섭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같은 당 박창달 의원은 “고교등급제 파문이 확산되는 이 시점에도 일선 고교에서는 내신 부풀리기 관행이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다”며 시험 전 학생들에게 나눠준 기출문제에서 토씨 하나 안 틀린 문제를 과학시험 중간고사에 출제한 일부 고교의 시험지 원본을 공개했다.

▲ 박창달 의원이 한 고등학교의 시험문제지가 기출문제와 똑같이 출제됐음을 지적하고 있다./한명섭 기자

박 의원은 “기출문제지와 시험지에서 유일하게 다른 점 한 가지는 각 문제의 정답번호만 바뀌었다는 것으로, 경기지역 고교에서는 기출 32문항 가운데 30문항을, 서울지역 고교에서는 기출 56문항 가운데 30문항을 그대로 베껴 출제했다”며 “사정이 이런데 대입정책이 현장에 제대로 정착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열린 우리당의 최재성 의원은 “현 입시 제도를 가지고도 인재를 선발하는데 적절한 변별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도 필요하지만 오히려 과목별로 아이들에 대한 창의성을 관찰하고 평가하려는 노력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지병문 의원도 “평준화 정책 하에 고교등급제를 적용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이라며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되 현 상황에서 3불정책을 폐지하면 더 커다란 사회적 갈등과 교육현장의 파탄까지 초래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통합 21의 정몽준 의원은 “교육목표가 수월성과 보편성 추구라면 최근의 교육 정책 현실은 이 두 가지를 다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교사나 학부모의 90%이상이 공교육이 무너졌다고 생각하는데 교육부가 내세운 평준화 보완 정책은 한강 물에 얼음 몇 조각을 띄워놓고 물이 식기를 기다리는 격”이라며 새 학군 편성과 입학제도의 법제화 등 실질적인 보완 대책을 촉구했다.

◆ 사립학교법 개정 논란 =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20일 열린 우리당이 국회에 전격 제출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근본방향에 대해 여야간 시각차가 첨예하게 대립됐다.

이날 첫 질의에 나선 이인영의원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사학법인은 그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학생들의 등록금이나 기부금으로 학교를 유지, 경영해왔다”며 “교육부 관리 감독 부실은 물론 건전사학과 불량사학을 구분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당 최재성 의원도 “선진 외국과 비교할 때 우리 나라는 기형적으로 이사장이나 학교법인에게 권한이 집중돼왔다”며 “선진형 교육 시스템으로 가기 위해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은 필수”라고 지적했다.

▲ 최재성 의원이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당위성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한명섭 기자

같은 당 정봉주 의원도 “지난해까지 사립대 법인 1백75개 중 법정부담전입금을 한푼도 내지 않고 학교에 전가한 법인이 무려 40개에 이른다”며 “사립대 법인의 도덕적 헤이가 심각한 마당에 사학법 개정은 필수”리고 말했다.

지병문의원은 “사학법 개정은 최소한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민생개혁법안”이라며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할 때”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의 최순영 의원은 나아가 정부 여당의 개정안에 대해 사학단체가 이를 두고 '사회주의를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한 교육부 입장을 묻고 “일부 사학이 사학법을 개정하면 학교를 폐쇄하겠다는 협박성 주장을 펴고 있는데 교육부가 법인의 재산을 국고로 환수해 공립화 할 용의는 없는가”고 부총리 견해를 물었다.

반면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사학의 자율성과 특수성을 부정하면 무늬만 사립인 학교만 존재하게 된다”며 “사학에 있어 시급한 문제는 부정 비리 척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여당의 개정안은 이런 부분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이의원은 특히 “정부의 사학법 개정 방향은 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건전 사학 육성에 대한 교육부의 기본 입장이 무엇인지 따져 물었다.

한나라당 교육위 소속 의원들은 특히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데로 다음주 중 열린 우리당이 제출한 사학법 개정안의 부당성과 교육 정책 실정을 집중 조명하는 별도의 국민 보고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밖에도 이낭 국감에서 다뤄진 고등교육의 주요 의제는 대학 정원 미달 사태와 이에 따른 구조개혁 방안을 비롯 △비리 사학에 대한 교육부 감독 기능, △비정규직 교원 실태와 개선 방향, △유학 수지 적자 및 국비 유학 편중 지원 실태 등이 도마에 올라 질의와 답변이 이어졌다.

▲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안병영부총리./한명섭 기자

◆교육부 입장 = 답변에 나선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새 입시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어떤 입시제도도 온 국민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며 “근본 문제는 우리 국민의 치열한 교육열에서 비롯된 만큼 이런 부분을 감안해 정책이 성안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자율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든 권한을 대학에 주고 정부가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3불 정책은 이같은 최소한의 규제사항을 담은 것으로 대학도 이제 학생의 교과 성적만 가지고 학생을 선발하려는 자세에서 미완의 대기가 될만한 인재를 뽑으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신 부풀리기 관행이나 학력저하 등을 들어 고교 평준화 정책의 제고를 지적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OECD 국가의 교육장관 회의에서도 우리나라 고교 평준화 정책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우수성이 부각돼 부러움의 대상이었다”며 “하향 평준화됐다는 논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립학교법 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개정안은 사학의 자율성과 투명성, 공정성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초점”이라며 “사학을 건강하게 육성하려는 의지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방향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개방형 이사제는 선진 시스템으로 가는 과정인 만큼 사학법인도 전향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일형 기자 (news@unn.net) | 입력 : 04-10-21 오후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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