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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교육부 규제 성토 확산
3불정책 폐지, 학생선발권 돌라달라 한 목소리
서울에서 지방으로 확산, 교육부 봉합 불구 불씨 남아
정운찬 서울대 총장의 ‘3불 폐지’ 발언을 계기로 대학가에 교육부의 대학 규제 정책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올해 대학 구조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김진표 교육부총리체제 출범 후 이미 예견됐던 일이지만 불만의 목소리가 서울의 주요 대학에서 지방 소재 대학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김인묵 고려대 입학처장은 지난 18일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 것처럼 교육정책도 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며 “3불 정책이 헌법에 제정돼 있는 것도 아니고 백년 후까지 계속해서 살 수 있는 정책도 아니다”며 3불 정책 폐지를 대세로 풀이했다. 김처장은 “이 문제는 찬성과 반대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닌 자연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며 “서울대의 3불 폐지 주장은 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종섭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도 “대학은 외부 간섭 없이 학사, 인사, 재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이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큰 틀에서 대학이 불공정 게임을 하는지만 감시하고 자율권을 대학에 위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통희 이화여대 기획처장은 “규제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교육부가 각종 사업을 진행하면서 대학에 충분한 시간을 주고 대응하도록 여유를 줘야 한다”며 “행정규제에 대한 부분은 국무총리실에서 다루고 있지만 미흡하고 국가적인 재정지원 방안도 없이 추진하니까 대학이 못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윤수 연세대 전 입학관리처장은 나아가 “3불정책 등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육기관의 현황에 대한 모든 통계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교학력격차 등에 대한 실상과 정보가 공개되면 3불 정책을 포함한 각종 교육정책의 효력을 여실히 진단할 수 있다는 것.

이처럼 대학들이 교육부 규제 정책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는 것은 당장 2008년부터 시행되는 새 대입제도가 대학의 학생선발권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올 들어 교육부가 적절한 재정지원 보장책도 없이 대학 구조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데 따른 반작용도 포함돼있다.

특히 이같은 우려는 서울 소재 대학에 그치지 않고 지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준다.

손문호 서원대 총장은 보다 유연화 된 정책으로 대학에게 학생선발권을 부여해야 한다며 ‘절대불가’라는 표현은 현 시대흐름에 맞지 않다는 입장. 손 총장은 “대학이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여건이 되는 학교들은 본고사 등을 시행해서 학생들을 선발하고 그렇지 못한 대학은 국가가 인증하는 별도의 기관에서 시행하는 시험을 통해 선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훈관 영동대 총장도 지식기반사회로 변화해 가는 상황에서 획일적으로 기준을 정하는 교육 정책은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채 총장은 “지금까지 교육부는 균일한 잣대로 교육을 통제하겠다는 취지의 정책이 많이 있었고 이 또한 그 중의 하나다”라며 “교육부는 큰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적인 사안들은 대학에게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 18일 김진표 부총리가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총장과 긴급 회동, 진화에 나섰지만 불만의 불씨는 대학가에 여전히 남은 상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대학 공동 취재팀>

이일형 기자 (news@unn.net) | 입력 : 05-05-21 오전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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