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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 간 기여우대제-교육부 불가 재학인
연세대가 추진하려는 기여입학제와 관련, 교육인적자원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20억원 문건 공개 파문이 확산된 지난주 한완상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실·국장이 함께 한 월요간부회의에서 연세대가

추진하려는 기여우대제와 관련 "재론의 여지가 없다"며 일축하고 교육부의

기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전북도교육청을 초도 방문해 가진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제도 도입 의사를 밝힌 대학은 물론 어느 대학에도

기여입학제를 허용하지 않겠다"며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여입학제는 지금

상태에서는 국민정서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한 부총리는 "다만 기여입학과는 별개로 사학의 재정난 타개를 위해 기여

제도를 장려하는 사회 풍토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내세우는 기여입학제 불가 논리는 명확하다.

우선 교육의 기회균등을 천명하고 있는 헌법정신에조차 위배된다는

것이다. 헌법에 명시된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의 '능력'은

학생의 학습능력과 실적을 의미하는 것이지 부모의 재정능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이는 교육부 입장뿐 아니라 법원에서조차 외교관 자녀에게 일정한

가산점을 주어 특례 입학시킨 대학을 상대로 합격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그 부당성을 인정해 합격취소 판결을 내린 마당에 한술 더 떠

돈을 내고 들어가는 기여입학제는 사회 정의와는 거리가 멀다는 시각이다.

물질 만능주의 팽배로 인한 가치관 전도나 대학간 격차 심화 및 서열화

조장 등의 시각도 기여입학제 불가론의 주된 배경. 교육부는 소위 일류를

지칭하는 일부 대학에만 혜택의 가능성이 돌아가 대학 서열화를 조장하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는 기여입학제를 정부가 나서

도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사학의 경우 기여입학제가 재정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지만 이것도 자칫 등록금 인상에 부정적 영향을 주어 실질적으로는

대학 재정 완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

기여입학제를 도입할 경우 공정 관리나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이 제도가 도입된다면 기부 액수의 책정기준과 결과

공개 문제, 중개자의 비리 방지대책 등 공정하고 합리적인 운영이

뒤따라야 하지만 기여입학의 속성상 내놓고 투명하게 진행할 수 없는 데다

자칫 소홀할 경우 사회적으로 큰 문제점이 도출되리라는 것이 교육부

시각이다

더욱이 부의 정당성이나 분배구조, 청부성이 수용되지 못하는 사회

현실에서 기여입학제를 실시할 경우 체제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수

있으며 계층간 골을 더욱 깊게 하고 국민적인 위화감만 심화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결국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는 것.

교육부는 오히려 연세대가 법적으로나 국민 정서상 이해될 수 없는

사항임을 충분히 인식 하면서도 학교 책임자들이 강행 의사를 밝히는 등

단기적인 재물 욕심에만 집착하는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교육부 실무 부서에서는 특히 연세대가 그간 정식 절차를 거친 제대로 된

공식 문건 하나 제출하지도 않았으면서도 기여입학제 도입을 운운하고

특기자 전형에 기여우대자 자손을 뽑을 수 있는지 유권해석을 요청한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언론 플레이를 일삼고 있는데 대해 불쾌하다는 심경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일형 기자 (news@unn.net) | 입력 : 01-06-04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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