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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개정안 직권 상정 유보
김의장, 여야 합의 재종용, 직권상정 여지 그대로 남겨둬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교육계가 극단적으로 양분돼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김원기 국회의장이 19일 개정안의 직권 상정을 유보했다.

김 의장은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시한인 19일 오전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진표 교육부총리 등과의 면담에서 입장을 들은 후 이날 본회의에서 일단 직권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면담에서 "1년여를 끌어온 사립학교법 개정문제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렵지만, 여야에 타협을 시도할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했다"며 "당장 오늘부터 협상에 들어가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양측에서 타결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즉각 직권 상정할 수 밖에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날 김 의장은 특히 새로운 처리시한을 제시하지 않고 일정기간 타협의 시간만 주기로 해 언제든지 직권상정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 교육위 합의 실패 : 국회 교육위원회는 이에 앞서 18일 오후 2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최종 절충을 시도했으나 여야 간사간 의제 채택에 실패,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오전 열린우리당 고위 정책회의에서는 “심사기일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최선을 다해 여야간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되 심사기한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합의도출이 안 될 시에는 국회의장이 사립학교법처리에 대한 권한을 갖고 방침을 제시할 것”이라는데 논의를 모았다고 오영석 공보부 대표가 전했다.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열린우리당 지병문 의원은 그러나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우리당 안이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최종안인 만큼 한나라당이 받아들이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절충 가능성을 일축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주호의원은 “국회의장이 교육 현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직권상정 수순을 밟을 경우 불행한 사태가 올 것 ”이라고 말해 여야간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 교육계 양분 집회 : 사립학교법개정과 부패사학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사학국본)는 18일 오후 6시 사학법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철야농성을 전국적으로 개최했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는 김원기 국회의장 공관 앞 촛불 기자회견을 필두로, 열린우리당 인천시당 사무실 집회(인천), 열린우리당 대전시당사 집회(대전), 열린우리당 전북도당사 집회(전북) 등을 통해 전국 집회 동참을 호소했다.

특히 수도권 지역은 전교조 박경화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5명의 사학국본 관계자들이 19일에도 국회의장 공관 앞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사학국본 관계자는 "직권상정 후 표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들은 수용할 것이지만 국회가 사학법 개정에 대해 지금처럼 시간만 끌면 용서할 수 없다"며 “국회의장은 거짓말쟁이 양치기소년이 되지 않으려거든 약속을 지켜라"고 촉구했다.

반면 한국사학법인연합회(회장 조용기)는 정부 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 처리 움직임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19일 오후 3시 국회 정문 앞에서 사립학교 교직원, 사학단체, 학부모단체, 교원단체, 시민단체 등 5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반대 궐기 대회를 개했다.

사학법인연합회는 “열린우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전교조가 주장한 내용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여당의 강행처리 방침은 전교조의 직권상정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회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위헌법률심사청구와 함께 시민불복종운동, 학교 폐쇄를 단행할 계획이다. 사학법인연합회는 “사학을 조직적으로 장악하려는 무서운 음모로부터 사학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 사학법 개정 처리 지연 : 사학법 개정안은 지난해 9월 열린우리당이 제출한 4대 입법 중 국가보안법 개.폐안과 함께 여전히 처리되지 못한 채 여야 대립의 `불씨'로 남아있는 쟁점 법안.

개정안은 특히 김원기 국회의장이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심사기한을 9월 16일로 지정했지만 여야가 합의에 실패하자 본회의 직권상정 대신 오는 19일로 심사기한을 다시 연장하며 재차 합의를 종용해왔다.

여야는 이후 원내 수석부대표(김부겸, 임태희 의원)과 양당 교육정조위원장(지병문, 이주호의원)이 참여하는 사학법 4인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벌여왔지만 핵심 쟁점인 `개방형 이사제 도입 여부와 자립형 사립고교 확대 방안 등을 놓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려 합의 도출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관측돼 왔다.

지금까지의 의견 조율 결과 우리당은 쟁점사항인 개방형 이사제의 경우 이사의 비율을 소폭 조정하는 수준에서 협상안을 제시해 왔으나 한나라당이 평준화 보완책으로 들고 나온 자립형 사립고 도입을 조건부로 받을 것을 요구, 여야간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 사학법 개정 전망 : 김 의장이 심사기한을 다시 연장하면서 여야간 의견 조율 시간이 다시 주어졌지만 정치권 주변에서는 여야가 최종 합의에 이르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이날 김 의장이 여야 조율 시간을 다시 연장한 것은 심사기일 지정 후 직권 상정의 명분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기국회가 두 달 이상 남아있는 상황에서 쟁점 법안을 무리하게 처리해서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점을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까이는 10월 26일 재·보궐 선거가 눈앞에 닥친 상황에서 교육계가 양분돼 있는 법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여당의 입지가 약화되리라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의장이 연장 시한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오는 11월 19일 본회의가 열리기까지 1개월 정도를 최종 조율 시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힉법 개정안이 1년여를 끌어 온데다가 여야간 합의 가능성이 거의 없고, 김의장 자신이 “이번 정기국회까지 사힉법 처리를 미룰 수는 없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온 점에 비춰 언제든지 상정, 표결 처리 수순에 돌입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여서 여야간 대 격돌이 예고되고 있다.

이일형 기자 (news@unn.net) | 입력 : 05-10-19 오후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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