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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한 통이 갖는 의미
"사학을 위하여 제공된 자산은 국가사회에 바쳐진 공공재산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사유물 같이 다루어져서는 아니된다. 막대한 재산을 제공한 숭고한 정신과 정성을 기울여 키워놓은 공로는 길이 명예로와야 하며, 잊혀지지 않아야 한다"

대학법인협의회 윤리강령에만 따른다면 사학은 분명 개인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다 짐은 사학을 맡고 있는 그들 스스로가 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외대 교수, 직원, 총학생회 등 각 대학구성원들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전 달됐다. 지난 98년 14년간의 재임기간동안 전횡을 일삼아 대학에서 축출 대상으로 지목됐던 박승준 재단 전전무이사로 말미암아 대학을 떠나야 했던 이숙경 재단 전이사장이 편지의 발 신인이었다.

이 전이사장은 편지에서 "김씨 동원문중회 종친회가 운영의 중심이 되어 설립자인 동원 고 김흥배 이사의 유지에 따라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는 재단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으로 믿 는다"라는 요지를 밝혔다.

대학은 일순간 팽팽한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학내에서는 "특정 문중의 종친이 재단 운영 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은 시대 착오적인 발상"이라는 반응이 즉각 튀어나왔다. "이는 '주 인 없는 대학'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관선 임시이사체제를 흔들기 위함"이라며 "임시이사진 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2월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 또한 연이었다.

이 전이사장의 편지에 등장했던 '김씨 종친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종국 이 대학 건설본부 장은 지난 14일치 '외대학보'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은 이사진에 참여하지 않겠지만 "능력이 된다면 굳이 반대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 "설립자 자손들이 설립자의 유지를 따라 잘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전이사장이 설립자의 부인으로서 종친회를 추천한 것"이라며 "사립학교법에도 2∼3명의 직 계집안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윤리강령이 적고 있는 구절들이 낯설게만 보이게 만드는 한 통의 편지다.

이승호 기자 (news@unn.net) | 입력 : 01-08-28 오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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