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재임용 심사에서 떨어진 김민수 전 서울대 교수가 서울대를 상대로 낸 재임용거 부취소소송 항소심 과정에서 서울대의 연구실적 심사보고서가 처음 공개됐다.이 보고서는 98년 당시 서울대 미대 인사위원회가 김 교수의 논문과 저서를 놓고 3차에 걸쳐 심사한 18편으로 이뤄져 있다.
이 보고서에는 김 교수의 저서 '21세기 디자인 문화탐사'에 대해 "이 책은 5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제5장은 제목부터 편견이 엿보인다"며 '불합격'으로 판정했으며 "디자이너들에게 읽혀지는 보통의 참고서적 이상의 것은 아니다"며 평가절하 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지난 97년 솔출판사에서 발행된 이 책은 5장이 없고 1∼4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저술부문 올해의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관련 학계로부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보고서에는 또 김 교수가 저작물에서 수십권의 외국 이론가의 책을 인용하고 있는 점을 들
어 '문화적 사대주의'라며 "확고한 역사의식이 간과됐다"고 적고 있다.
이에 대해 권영민 서울대 교수(국문)와 성완경 인하대 교수(미술교육)는 항소심 재판부에 낸 서울대 연구실적보고서에 대한 감정서에서 "심사가 논리성이 결여된 감정적 폄하로 일관돼 평가의 공정성이 크게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같은 논문에 대해 심사위원 마다 각기 다른 최상의 점수와 최하의 점수를 주는 등 심사 평점의 객관성을 가늠할 수가 없다"며 "공문서가 갖춰야될 최소한의 효력 또한 상 실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감정했다.
그러나 서울고법 특별11부(재판장 우의형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이 같은 감정결과에 대해 "법원이 판단할 경우 대학의 자율성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언급을 회피한 채 "교수 재임용은 대학의 재량사항"임을 강조, 1심 판결을 깨고 원고의 청구를 각하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재임용 심사에 대한 공정성 여부가 반드시 판단되어야 한다"며 "대법 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