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조리대 저널리즘 석좌교수 장원호 박사. 2학기부터 아주대 미디어학부 전임교원으로
강단에 선다. 과목은 '광고 이론과 실습'과 '미디어 특강'. 강의는 영어로 진행한다. 학생들은 2주마다 시험을 치러야 한다. 리포트도 영어로 작성해야 한다.
또 경우에 따라 수강생들이 인터넷 광고, 잡지 등 매체를 직접 제작해야 한다. 장 교수의
강의에서 학생들은 턱 괴고 앉아 있을 틈이 없다. 공부는 선생이 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학
생들이 하는 것이니까. 선생은 '길'만 가르쳐줄 뿐이라는 것이 장 교수의 지론이다.
"수강신청을 받아보니 2과목 모두 수강생이 70명을 넘었어요. 강의를 진행하기엔 학생 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제대로 된 강의가 진행되려면 25명 이하가 적당해요"
미국 저널리즘 교육의 산실로까지 인정받는 미조리대에서 30년이 넘게 학생들과 마주해온
베테랑 노교수. 고국의 대학 강단에 서면서 먼저 고민한 것은 어떻게 하면 수강생 수를 줄
일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대학당국의 권유도 있었지만 정작 장 교수가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바로 이 고민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장 교수의 바람대로 학생들의 수강정정 신청은 줄을 이었고 이제 남은 학생 수는 30명 안 팎. 장 교수는 '의외로 학생 수가 많다'라는 몇 마디로 반길 뿐이다.
장 교수는 고국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강의에 스스로 기대가 크다. 아니, 더 정확한 표현은 학생들에 대한 기대감에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고국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 또한 자신의 학
문적 지식과 경험의 노하우를 우리 대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욕심이 크게 작용했 다.
"학생들이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울 생각입니다. 외국의 학생들과 서로의과제물을 놓고 정보를 주고받고 토론도 벌이게 할 작정이예요. 미조리대와는 상설적인 포럼 을 만들 계획입니다. 그간 우리 교육은 전달 위주로만 진행된 게 사실이니까요"
장 교수는 국내 신문을 읽지 않는다. 그가 생각하는 언론관과는 판이하기 때문이라고 이유
를 달았다. 교육도 마찬가지. 굳이 관례화 된 틀에 매이지 않겠다는 것이 그만의 교수법이 다. 그의 이러한 생각이 지금의 장 교수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72년 미국내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크다는 미조리대에서 그는 외국인 교수 1호였다. 또 10년만에 연구논문 최다 실적을 기록하는가 하면 92년에는 그 대학 최대 영예인 '멕칸타이어 석좌교수'로 추대돼 그의 학문적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 받았다.
또한 미조리대 저널리즘 교육 역사 90년 가운데 배출된 1백60여명의 박사 중 30여 명이 장 교수의 지도로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했다. 이들 중 17명이 국내에서 언론학 교수로 활동 중이다. 그간 미조리대 저널리즘 교육을 연수한 기자 수 또한 1백60여명에 이른다. 장 교수는 흔히 말하는 '일가'를 이룬 사람이다. 그의 저서 '장박사와 미조리언론 마피아'의 제목은 그래서 부쳐진 것이라고 한다.
청암(靑岩). 지인들은 장 교수를 그렇게 부른다. 푸른 바위. 늙지 않는 푸르른 열정. '다음에
서 만나자'며 changw37@hanmail.net 명함에 그는 이-메일주소를 또박또박 적어 건냈다. 회 갑을 넘긴 백발 노교수의 인사법이다.lsh@unn.net<이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