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인사/동정

목록
프린트 스크랩
[현장] 서강대 박영재 교수의 '참선특강'
'하루하루가 기적을 낳는다'
최근 대학의 강의는 '틀'을 벗어 던졌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말랑말랑한, 하지만 여러모로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되는 강의들이 속속 개설되고 있다.

'자신을 수련하는 시간' 서강대의 '참선' 강의는 그런 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서강대 학생들에게도 그렇지만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CEO들은 '다시 학생이 되면 가장 듣고 싶은 수업'으로 이 강의를 1순위로 꼽았다.

서강대는 이번학기에 스포츠경영 연계전공으로 '참선' 과목을 개설했다. 지난 4일에는 이를 '특강' 형식으로 일반에 공개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특강은 물리학과 박영재 교수가 맡았다.

◆인생을 바꾼 만남 = 4일 오전 10시 서강대 공학관. 언뜻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옷차림의 박영재 교수(물리학)가 교실로 들어섰다. 선도회 지도법사로 활동 중인 박영재 교수는 조용히 칠판에 ‘서강과의 만남’이라 쓰곤 학생들을 바라봤다.

“만약 여러분 할머니가 다른 할아버지의 구애에 넘어갔더라면 여러분과 저는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웃음)

자못 엄숙했던 교실은 박영재 교수가 말문을 떼자 술렁였다. 이야기는 박 교수의 대학시절로 흘러갔다.

박 교수가 “서강대에 입학한 후 보름이 지나니까 시험을 본다고 했다. 대학에서의 꿈과 낭만은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며 반복되는 시험에 탈진해 방황하던 대학 2학년 때 박 교수는 ‘선’과 만났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곤 칠판에 다시 또박또박 ‘1975. 10. 18(土)’라고 썼다. 바로 박 교수가 고뇌와 방황에서 벗어나 인생의 방향을 전환한 날이다.

“독화살에 맞았을 때 ‘누가 날 쐈는가’를 고민하다보면 독이 퍼져 죽지요. 먼저 화살을 빼고 치료를 한 다음에 범인을 찾아야 합니다. 일에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저는 대학 2학년 때 ‘숫타니파타’란 책을 접한 후, 대학생으로서 제게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참선과 함께 원 없이 공부했습니다.”

◆하루 90분의 차이 = 박 교수는 참선을 했던 게 오히려 물리학 연구에도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아이디어를 모으고, 오늘처럼 흐린 날에는 계산하는 작업에 몰두했다”며 참선이 일과에 활력을 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일반인들이 쉽게 참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루 90분씩 사고를 집중해 마음을 담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피스아워 이후 저녁 6시부터 아침9시까지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일침을 가했다. 참선을 통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반성을 해보면서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처음 참선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베넷의 ‘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와 홍자성의 ‘채근담’을 읽어볼 것을 권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하루하루를 밀도 있게 쓰면 언젠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칠판에 긴 문장을 쓰는 것으로 강의를 마무리 지었다.

‘날마다 좋은 날, 달마다 좋은 달, 해마다 좋은 해, 삶마다 좋은 삶(日日是好日, 月月是好月, 年年是好年, 生生是好生)’.

유종수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4-05 오후 2:58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