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대 사회대의 입학 연구 결과를 놓고 한바탕 토론을 벌이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대 사회과학원은 28일 교내 멀티미디어 강의동에서 김흥원 한국교육개발원 학교교육연구본부장과 이수일 교육부 학교정책연구실 정재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누가 서울대학교에 들어오는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최근 연구결과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반영하듯 각계각층의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으며, 토론 참석자들은 자신들의 발표에 대한 사회적 파장을 의식한 듯 말을 아끼면서도 토론 내내 상기된 모습이었다.
이날 토론은 이 연구에 참여했던 네 명 교수들의 주제발표에 이은 지정토론에서 그 열기를 한층 더했다.
먼저 정재욱 전교조 정책실장은 연구결과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 정 정책실장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사회과학원의 해석은 한마디로 ‘아전인수’에 ‘견강부회’”라면서 “사회과학원과 일부 언론이 연구결과를 평준화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은 서울대 입학을 공교육의 목표인 양 착각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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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욱 전교조 정책실장(가운데)이 주제의 연구 결과에 대해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
그는 또 “여러 상관관계가 존재할 수 있는 데도 학습수준의 하락을 바로 평준화에 연결시켰다”면서 “이번 연구결과가 오히려 평준화가 우리 사회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이나마 막아왔던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김흥원 한국교육개발원 학교교육연구부장은 평준화가 서울대 입학의 세습화를 가져왔다는 견해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부모의 소득격차에 따른 학습성취가 OECD 회원국에 비해 제일 편차가 적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각 나라 고1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분석해 본 결과 회원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편차는 가장 적은 수준”이라면서 “평준화가 세습화를 불러 일으킨다는 최근의 논란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흥원 연구부장은 또 “굳이 내 입장을 말하라고 하면 현 평준화 정책을 유지한 채 이를 수정, 보완 하는 입장의 비율이 70%, 전면개편 하는 데 찬성하는 입장의 비율이 30% 정도”라면서 “전면개편을 하게 된다면 입시정책의 대혼란을 가져올 것이기에 현 평준화 정책에서 개별화 교육을 시키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이 개선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주호 KDI 국제정책 대학원 교수는 이 연구결과가 평준화 정책의 오류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평준화 논리를 이데올로기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연구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 저소득층도 평준화의 피해를 입었다”면서 “평준화의 허울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필요한 것은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히려 이번 서울대 연구결과보다 평준화의 폐해를 보여주는 확실한 데이터를 우리는 더 많이 갖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교육 불평등이 심화되는 원인을 확실히 찾아내 이를 해결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수일 교육부 학교책연구실장은 자신의 발언이 개인적인 차원임을 강조하며 평준화 정책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층상승 이동을 촉진시키기 위해 평준화 제도를 도입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 연구가 지난 30년간 일관적으로 유지해 온 국가정책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토론의 열기가 더해져 이날 행사는 당초 시간보다 30분 정도 더 진행됐으며, 토론이 끝난 뒤 이날 연구결과와 토론 내용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는 방청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