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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 문제 돌파구를 찾아라!
대학가는 지금 취업난으로 비상이 걸렸다.

대졸 실업자 증가와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주요기업 채용 경쟁률, 고시와 의?치학 전문대학원 준비하는 학생들의 급증, 제자들의 취직을 위해 세일즈에 나선 교수들. 취업난 극복을 위한 대학의 노력들이

대학가의 지형을 바꾸어 놓고 있다.

각 대학들은 취업률 제고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취업 설명회나 취업 관련 특강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지만 학생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청년 실업 문제 과연 얼마나 심각하며 그 돌파구는 없는지 진단해 보았다.

▶대졸자 일자리 얼마나 부족한가?

최근 강릉시 환경미화원 채용모집 담당자는 원서마감결과에 깜짝 놀랐다. 모두 16명을 채용할 예정인 이번 시험에 66명이 몰렸는데 절반 이상이 30대였고, 이중 대졸자도 4명이나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최근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 인줄은 몰랐다"면서 "그 지원자는 환경미화원이 공무원이라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지원한 것 같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취업경쟁률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채용업체가 올 하반기 채용을 실시한 86개 주요기업 채용 경쟁률 조사한 결과, 평균 경쟁률은 87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67대 1이나 올 상반기 83대 1보다 높아진 것이다. 한 회사는 10명 모집에 4천5백명이 몰려 4백50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높은 경쟁률과 함께 고학력자의 지원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한 은행의 경우 70명 모집에 1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평균 1백4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중에는 공인회계사 1백35명, 미국공인회계사 1백50명, 금융위험관리사 45명, 국제공인재무분석사 2명, 토익 만점자 12명 등이 몰렸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21일 밝힌 통계에 의하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대졸자 수는 18만여명 늘어난 반면 대졸자들이 갈 만한 일자리는 32만개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대기업의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4분의 1이나 줄었고, 주요기업의 경력자 채용비율은 계속 높아져 대졸 실업자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사실상 50만명의 대졸자들이 '백수' 생활을 해야 하는 셈이다. 30대 그룹과 공기업, 금융산업 취업자 수는 97년 10월 1백57만3천명에서 지난해 10월 1백24만7천명으로 32만6천여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0대 그룹 취업자는 같은 기간 93만9천명에서 70만3천명으로 23만6천명 줄어 감소세를 주도했다.

또 주요 기업의 경력자 채용비율은 97년 39.3%에서 지난해 81.8%로 2배 이상 커진 데 비해 신규 대졸자 채용비율은 60.7%에서 18.2%로 급격히 축소, 청년실업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조사결과 대졸자 수는 지난 1995년 32만4천명에서 올해 50만5천명으로 55.6%(18만1천명) 늘었다"면서 "요즘은 첫 일자리에 취업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2개월이고 청년층의 20% 가량이 직업이 없는 심각한 실업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업 이중고 겪는 여학생과 지방대 출신 학생들

요즘 지방소재 대학 출신자들이나 여대생, 이공계 출신자들이 뚫어야하는 취업의 벽이 유독 두텁다.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와 나날이 심각해지는 청년실업 속에서 그나마 제공되는 취업기회가 모든 구직자들에게 평등하게 제공되지 못하는 탓이다.

기업들의 학력과 성별에 기초한 차별 선발 분위기는 단순히 실업난으로 야기되는 사회문제와는 달리, 능력과는 무관하게 기회 자체를 박탈함으로써 개인이 느껴야하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최근 취업 정보제공업체들은 자체조사를 통해 지방대 졸업자들이 체감하는 소위 ?지방대생 콤플렉스?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데에 동의하고 있다. 한 온라인 구직업체가 구직회원 2천2백63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29일부터 약 한달간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구직자 9백87명이 취업시 차별을 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들 중 51.3%가 지방대 출신자였다.

실제로 취업률에서 지방대와 수도권 졸업자의 차이는 상당하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올해 대학졸업예정자 및 취업대상자 14만 1193명 중 100대 기업에 취직한 지방대 졸업자는 6천 8백22명(4.8%)으로 이는 수도권소재 대학졸업자 취업률(9.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취업에 있어 불리함을 호소하는 것은 여대생들도 마찬가지. OECD가 지난 9월 발표한 '2003년 고용 전망 보고서'(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49.3%로 이는 OECD 평균인 60%에도 못미치는 수치인데 특히 이들 중 대졸여성의 취업률은 OECD회원국 가운데 최저인 56.6%(평균 78.4%)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여대생들의 취업난이 지난 98년 IMF 경제위기에서 퇴출 우선 순위던 여성실업 분위기가 장기적인 불경기로 인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규인력채용시장마저 위축된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정구 강원대 교수는 "최근 강원대가 공개한 학과별 취업률을 살펴보면 인문대와 자연대의 기초과학 분야, 그리고 여학생의 취업률이 대학의 전체 취업률과 상당히 맞물려 있는 것을 알수 있다"면서 "대학 뿐 아니라 교육부와 노동부 모두 나서 여학생이나 지방대 출신 학생 취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완해 이를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 문제 어떻게 해결하나?

정부 부처와 각 대학들은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더 취업시키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중이다.

정부는 최근 인턴십 프로그램 확대와 '중기고용정책기본계획' 등을 수립해 매년 30~4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고용 흡수력이 높은 중소기업 육성을 지원하고 지난해 2천1백34억원에 그쳤던 고용안정기금도 내년에 5백여억원 늘어난 2천6백37억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단기대책으로 내년 공무원 채용규모를 4천명 확대 채용하고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등에 지방출신자들의 비율을 늘리는 한편 기업들에 서류전형이나 면접시 학력사항을 삭제, 수정토록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의 채용추세에 맞춰 다양한 직장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부와 노동부가 함께 인턴제 대상 기업을 확대하는 한편 지원금도 상향 조정하도록 추진 중이다.

취업대란을 극복하기 위한 대학들의 취업프로그램도 점차 집중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대학은 취업관련 부서를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그동안 따로 진행해 오던 취업설명회, 면접특강, 모의면접 등을 한데 묶어 집중 교육하는 취업스쿨?취업특강으로 취업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전경련은 최근 '교육개혁특별위원회'를 열고, 3학년 2학기나 4학년 1학기 대학생을 대상으로 6개월간 인턴을 시켜, 수료한 학생에게 8~15학점으로 인정받게 하는 내용의 인턴십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기업쪽에서는 종전 1~2개월 정도의 단기 인턴십과는 달리 1년에 두 차례씩 장기적으로 인턴사원을 활용할 수 있고, 대학도 학생들의 취업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현재 20여개 5백여명에 불과한 인턴수요가 대폭 늘 것으로 보여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광주대도 최근 대학에서 추천한 인재를 인턴사원으로 채용한 기업에 최장 6개월동안 월급여의 50%를 지원하기로 했다. 대학에서 추천하는 학생은 내년 2월 졸업예정자 중 대학 4년 평점 3.0과 토익 5백50점 이상을 획득하고 학부과장의 추천을 받거나 총장이 인턴대상자로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

광주대 취업정보실 관계자는 "실력을 갖추고도 발휘하지 못했던 졸업생들이 산업현장 경험을 쌓고 취업으로 연결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학생들에게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되라', '눈높이를 낮추고 작은 기업에 들어가 경험과 경쟁력을 갖추어라' 라고 조언하고 있다.

일자리가 대졸자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스스로 노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또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새로 뽑아 많은 것을 가르쳐야 하는 신입직 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고 있는 기업들의 최근 경향을 구직자들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양기 CJ 인사담당 상무는 "학생들이 취업이 안 된다고 낙담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자기 수준에 맞춰 눈높이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원덕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청년실업 문제가 전국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지자체와 대학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와 재계는 인턴십 확대나 병역특례지원인력 등을 확충해 일자리를 늘리도록 하고 대학은 기업과 학생들이 원하는 교과개정과 취업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하며, 학생들도 절대적인 일자리가 모자라는 만큼 취업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벤처창업 같은 사고의 획기적인 전환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형주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11-07 오전 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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