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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 불황으로 진로 수정을 위해 의.치학 전문대학원이나 편입학을 준비하는 학원들에도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 김준 기자 |
청년 실업난이 가중되자 각 대학들이 '취업사관학교'로 변신하고 있다.
고소득과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위해 편입이나 고시, 학교를 다시 들어가기 위해 수능을 다시 준비하는 ꡐ반수생ꡑ 등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교수들은 제자들의 취업을 위해 기업체를 돌아다니며 세일즈를 하고 있다. 대학당국은 '수요자 중심 교과 개편' 이나 취업관련기구의 확대 등 통해 취업률 제고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며 학교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붇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 소재의 한 학원이 개최한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진학시험' 관련 공개 설명회에는 4백50명이 넘는 직장인과 학생이 몰려들었다. 이 학원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온라인상으로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진학시험' 의 관련 정보 및 사이버 강좌를 제공해 왔는데 벌써 회원수가 1만여명을 넘어섰다"며 “최근의 취업난과 맞물려 취직을 준비중인 대학 4학년이나 대졸구직자들이 출신전공에 관계없이 의사가 될 수 있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안정된 직업과 고소득이 보장되는 직종을 위해 의·치대 편입 뿐 아니라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고시 합격자 숫자가 곧 대학 순위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각 대학들도 학생들의 고시준비 지원을 위해 각종 지원정책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최근 경남의 한 대학은 ‘공무원 양성 사관학교 원년’을 선포하고 총장 직속 기구인 ‘국가고시추진본부’를 설치했다. 학생들이 재학중 고등고시와 공무원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정책을 전담할 부서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학교측은 특히 기술, 사법, 행정고시준비 장학생의 경우 4년간 등록금 전액 면제와 고시원 전원 입사 및 생활비 면제, 월 30만원 교제 구입비 지급 등의 파격적인 지원을 통해 재학생들의 고시 합격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교수들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취업률이 신입생 입학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면서 각 대학들이 '취업률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 교수들은 '학교측 압력 반', '제자 사랑 반'으로 기업체를 돌며 '제자 세일즈'를 벌이고 있다.
전북의 한 대학은 최근 동문들이 내놓은 학교발전기금을 활용, ‘학생 세일즈’를 나서는 교수들에게 업무추진비 형식으로 출장 때마다 2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까지 모두 47명의 교수들이 전국을 누볐다. 이 대학 김 모 교수는 “한 달에 2~3번씩 짬을 내 경기와 부산, 울산지역 회사를 찾아다닌다”며 학연, 지연, 혈연이 있는 간부진들을 대상으로 취업 약속을 받아내는 게 주된 업무”라고 말했다.
대학당국도 취업률 제고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며 대학의 본래 기능 자체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고려대는 최근 '수요자 중심 교육을 위한 기업·대학 공동 포럼'을 개최했다. 어윤대 총장을 비롯해 처장단, 단과대 학장, 학부(과)장 등 교수들과 80여개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이 참석, 기업들이 대학에 원하는 것들을 요구하고 이를 검토하는 자리를 가진 것으로, 참석자들은 고려대의 이같은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어윤대 총장은 "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교과목을 학생들이 이수할 수 있도록 학내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면서 "급변하는 산업체의 요구를 파악해 커리큘럼에 반영하고, 인턴사원제와 겸임교수 제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천세영 충남대 교수(교육)는 "취업난 해결을 위해 학교당국이 여러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최근에는 도가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진리를 가르치고 배워야 할 대학이 취업을 위해 거쳐가는 관문 정도로만 생각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