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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부생 대학원생 정원 대폭 축소
정운찬 총장 "학부생 3천명, 대학원생 3~4천명 수준 되야 내실있는 교육 가능" 주장
고교입시제 부활, 유사학과 통폐합 등 파격적 발전계획 발표
9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오찬 간담회서 이같이 밝혀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현재 4천명 수준인 서울대 학부생 정원을 3천명 가량으로 대폭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현 1만1천여명 수준의 대학원생 정원도 3천~4천명 정도로 줄여 보다 내실있는 교육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같은 발표는 정운찬 총장이 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주최한 '서울대 총장 초청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한국의 미래와 대학의 발전'이란 주제로 서울대학의 발전계획을 설명하면서 나왔다.

정운찬 총장은 지난 7월7일 옥스퍼드 라운드 테이블 회의에서 발표한 참석자들에게 내용을 소개하며 한국대학의 현황과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져 설명했다.

정 총장은 한국대학이 지난 10년간 질적인 면의 담보없이 양적으로만 팽창해, 이에 걸맞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대학은 4년제 2백개 2년제 1백60개 등 총 3백60여개의 대학이 있지만 일본은 우리 인구수의 3배가 넘는데도 대학이 6백여개에 불과하다"면서 "이로 인해 전체인구의 4.08%가 대학을 마쳐 수치만으로 따지면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지만 구조조정 등의 노력이 없어 경쟁력은 양적인 팽창에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정 총장은 서울대 정원을 예로 들며 "서울대는 현재 학부 2만2천명, 대학원 1만1천여명 3만3천여명이 재학하고 있지만, 세계 초일류 대학 어느 곳도 이 정도의 정원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없다며 보다 내실있는 교육을 위해서 학부생은 3천여명, 대학원생은 3~4천명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총장은 대학원 정원 조정은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1천7백여명의 교수에 2~3명 정도의 대학원생을 할당하겠다는 것. 이들 대학원생에게 등록금 전액 면제와 한달 생활비 70~80만원 정도를 지급할 경우 연간 한 사람당 1천7백만원 가량이 소요되는데, 연간 한 교수에게 2천5백만원 정도의 예산을 배정해 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대로 대학원생을 뽑을 경우 약 3천4백명 수준으로 정원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정 총장은 "적은 수의 대학원생을 뽑아 이들을 full time scholarship을 주어 경쟁력을 갖게 할것"이라며 "하버드 등 세계 유수의 대학들도 모두 3천명 가량의 대학원생만을 교육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장은 또 지난 7월에 밝힌 '학부대학'에 대해 "대학 2학년때까지는 정해진 과 없이 폭넓은 기초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교육 방향은 응용중심에서 기초중심으로, 분과학문에서 종합학문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시간 가량의 주제발표가 끝난 뒤 참석자들의 질의 응답시간에서는 서울대 개혁에 관한 질문과 답이 오갔다.

▲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 1백여명의 재계 인사들이 참석, 정운찬 총장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 김준 기자
한 참석자가 서울대 지역할당제의 부작용과 사교육비 증가, 부동산 안정 등에 서울대가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질문하자 정 총장은 "우리나라는 경제문제가 곧 교육문제고 교육문제가 곧 경제문제로 직결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균형선발제 등의 개혁조치를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서울대가 사교육비 증가와 대학 서열화 등을 부추겼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이것은 정부 정책이나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이라면서 "균등한 기회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지금의 고교 평준화 정책이 더 잘못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정 총장은 고교평준화를 폐지하고 고교입시제 부활과 더 나아가 중학입시제도를 부활시켜 청소년들이 한 살이라도 더 젊은 나이에 자기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 총장은 또 서울대에 설치된 과가 지나치게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한때 108개 정도의 학과가 있었지만 중복되어 있는 학과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역사학과나 정치학과 등 유사학과가 설치되어 있는 학부의 조정을 임기 내에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30분 가량 계속된 질의응답시간에는 서울대의 국제 교류가 미미하다는 지적과 발전기금 현황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관련 정 총장은 국제 교류를 확대할 수는 있지만 서울대 수준이 세계 초일류 대학보다 떨어져 외국 학생들이 잘 오지 않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며 국제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하버드나 예일, 프린스톤의 발전기금 수준을 비교하며, 이들 대학은 향후 50년 동안 학생들이 등록금을 전혀 내지 않아도 대학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서울대는 지금 2천1백억, 약 2억 달러 수준 밖에 가지고 있지 않는 현실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참석자들에게 발전기금 모금에 협조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정운찬 총장 발언 파장 ‘일파만파’]

온형주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10-09 오전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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